논문의 윤리성과 논문 글쓰기 전략

논문의 가치와 지식인의 역할

  • 말하자면 학술논문의 의미는 공공성을 담보하지 못할 때 주장되기 어렵다.
  • 학술논문은 공적으로 공유돼야 할 지적 생산물이지만 그것을 구성하는 과정은 대개 연구실 안에서 일어나는 개인적인 활동에 치우치기 때문에 논문을 작성할 때는 그 무엇보다도 논문 집필자 스스로의 반성과 성찰이 중요하다.
  • 논문을 처음 쓰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점은 논문이라는 글쓰기 기술이 아니라 바로 성찰과 윤리라는 논문의 본질적 특성이다. (p.20)

인문학 정신을 수행하는 성찰의 글쓰기

  • 표현은 서툴지만 내용은 훌륭하다든가 형식 때문에 내용이 제대로 전개되지 못했다는 말은 최소한 논문 글쓰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 논문의 형식은 그 자체로 내용을 논리적으로 구획하는 사유체계이자 생각의 방식을 반영한다. 그러므로 논문의 형식을 절대로 변하지 않는 진리인 양 교조적인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p.29)
  • 자신의 주장을 발산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다양한 관점과 생각, 조언을 읽고 수렴하여 스스로의 글쓰기를 성찰하고 반성해서 발전해나가는 글이기 때문이다.

읽기를 통한 쓰기

  • 논문에서 제기된 문제는 학술적 공론장에서 공유되는 가운데 보완되며 완전성을 지향해 나아간다.(p.36)
  • 논문이 기본적으로 자기 성찰의 글쓰기이며 동시에 윤리적인 태도를 반영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1장 논문이란 어떤 글쓰기인가

논문이라는 글쓰기 장르

  • 한 편의 글에는 여러 장르적 속성이 혼합될 수 있고, 한 편의 글을 특정 장르로 소환하는 일은 쉽지 않다는 말이다.
  • 논문은 화제를 대상화하여 화제에 대한 단편적 정보를 설명하는 글이 아니라 주장 혹은 논점이 담긴 주제를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글이다. 객꽌적 논리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논증은 공정하고 평등하며 민주적인 소통 방식이다. (p.42)
  • 논리적이기 위해서는 논증의 기본적인 원칙들이 준수돼야 한다. 주장이나 논점에 대한 근거가 심정적 설득이나 강압적 단정, 주관적 해석에 머문다면 논증의 성격은 약해진다.

    *논문 구성의 요건
    (1) 유의미한 문제제기 - 독창성
    (2)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문제 해결 과정 - 타당성
    (3) 체계적 구성(형식) - 객관성
    (4) 간결하고 정확한 표현 - 정확성
    (5) 학문의 장에서의 소통 - 소통 가능성
    (6) 성찰적 인용 - 윤리성

주제와 화제, 논증과 설명의 차이

  • 논문을 구성하는 3대 요소라 할 수 있는 연구대상, 연구목적, 연구방법이 따로따로가 아니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만 주제를 확정할 수 있다.
  • 주제를 확정하는 일이 녹록하지 않다 보니 간혹 연구대상만 정해놓고 논문을 시작하고 보자는 경우가 많다.

지식과 정보, 문제화와 대상화의 차이

  • 어떤 대상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조리있게 설명하려면 대상에 대한 단순한 이해에 앞서 이해한 정보를 나열하고 배치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 정보 내용을 선택하고 일정한 전략에 따라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지식을 구성하는 구조는 사유의 방식이자 관점이다.
  • 정보를 검색하고 수집하여 모아놓은 것을 마치 자신의 생각의 힘으로 구성된 지식인 양 자랑한다.(p.53)
  •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선택하는 메타 인지적 활동 없이 지식은 구성되지 않는다. (중략) 학술논문은 명백히 지식을 구성하는 메타 인지적 작업의 결과물이다.
  • 정보를 단순히 대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에 질뭉늘 던지고 진리에 더욱 가까운 답을 구하려는 글, 곧 문제화된 주제가 담긴 글이 논문이다.

논문의 본질은 윤리성에 있다

  • 인용된 글에 주석을 달았다고 해도 일정 분량 이상을 원문 그대로 인용한 경우는 표절에 해당한다. 표절의 덫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나의 주장을 논증하기 위해 타인의 글을 인용할 때 그것을 철저히 자기화한 후에 인용하는 것이다.
  • 단순 인용된 정보를 중립적으로 진술하는 것은 논문을 설명문에 가깝게 만든다.
  • 공개된 선행 연구에 대한 존중 없이 그 내용을 무단으로 도용한 글, 인용된 글에 대한 분석 없이 내용을 표현만 바꾸어 새로 쓴 글, 남의 주제를 적용 대상만 바꾸어 옮겨 쓴 글, 주장이나 논점 없이 설명을 나열한 글, 주장에 대한 논리적 근거와 과학적 방법론이 충족되지 못한 글, 객관적 분석보다 주관적 해석에 치우쳐 단정이 남발된 글, 글의 내용은 빈약한데 화려한 수사로 채워진 글, 이런 글들은 논문의 장르적 특성을 충족하지 못한 글들이다.(p.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