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제 구조에서, 네트워크는 시장 지배의 핵심 요소다. 시장은 네트워크화한 개인들처럼, 얽히고설켜 네트워크화한 시장(Networked Market)으로 재구성된다. 이는 전통적인 시장이 상품 간(카테고리)의 단절과 분리, 위계적 계열화를 어느 정도 전제로 하고 있다는 특성과 배치된다.

네트워크화한 시장은 마누엘 카스텔이 언급한 네트워크 기업의 정의에서 속성을 추출해낼 수 있다. 카스텔의 네트워크 기업론은 “네트워크의 구성 요소들은 자율적인 동시에 의존적이고 또 다른 네트워크의 일부이기 때문에 상이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 체계의 일부로 작동하게 된다.”(김경필, 2012) 이를 네트워크 시장이라는 개념에 접목하면, 개발 기업의 상품들은 상이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 체계의 일부로 작동하지만, 그들 상품들은 자율적이면서 동시에 의존적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이 출시한 홈팟은 상이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체계이고, 그 자체 자율적이지만, 애플의 또다른 상품들에 의존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의존성의 기반은 연결성이며 애플 전체 상품의 네트워크 일부로서 기능하게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카스텔이 네트워크 기업을 주로 조직론 차원에서 규정했다면 네트워크화 한 시장 개념은 이를 시장 작동 논리의 전반으로 확장한 용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네트워크로 연결된 시장 형태를 나는 네트워크화 한 시장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네트워크화 한 시장 영역에서는 기술적 우위성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이덕희, 2008: 136). 보다 구체적으로는 경우의 수를 상정해볼 수 있는데, 신규 상품의 기술적 우위성이 현격한가 아니면 비슷한가, 열등한가로 나눠볼 수 있다.

네트워크 효과가 지배적인 시장에서는 기술적 우위성이 현격할 정도가 아니면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경쟁력은 상쇄되기 마련이다.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사업자는 기술적 수준을 시장 내 경쟁 상품군에 비해 평균 이상만 유지하라도 지배력은 단숨에 확보하게 된다. 대단한 와해적 기술(Distruptive Technology)로 접근하지 않는 이상 네트워크 기득권을 파괴하기란 쉽지 않다.

애플 홈팟의 경쟁력에 대해 이견이 존재하는 것은 네트워크화 한 시장의 로직을 저평가한 데서 기인한다. 애플이 구축한 네트워크 기득권(네트워크 효과)은 상품군 내 전방위적으로 걸쳐있으므로, 그러한 네트워크의 일부로서 홈팟은 기술적 요인만으로 경쟁력을 판단하기 어렵다.

참고 문헌

  • 김경필. (2012). 카스텔의 네트워크 사회론 비판. 사회와이론, 20, 367-399.
  • 이덕희. (2008) 네트워크 이코노미 : 부분과 전체의 복잡성에 대하여. 동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