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뉴스랩 펠로우십 2017/18에 참여할 장학생을 찾습니다

주변 분(특히 현직 언론 종사자)들에게 뉴스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투자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면, 이런 질문이 돌아옵니다. “힘든 일 하시네요”, “뉴스 스타트업이 있긴 한가요?” 그냥 스타트업도 아니고 뉴스 스타트업이기에 응당 그러려니 하곤 합니다.

맞습니다. 현재 언론 종사자들은 뉴스 스타트업에 양가적 감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됐으면 한다는 희망과 될까라는 회의감, 이 두 감정과 시선이 매번 교차하고 있죠. 제 느낌엔 후자 쪽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뉴스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며, 성장시키는 일련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말이죠. 실제로 시도된 사례도 거의 없었습니다. 아니 제 기억엔 없습니다. 메디아티라는 회사가 설립되지 않았다면, 이런 기회도 경험도 얻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 회의감이 조금씩 희망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직감합니다. 아직 두 번에 불과하지만, 메디아티 투자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뉴스 스타트업도 늘어났습니다. 정말 많이 늘어났습니다. 독자들에게 도달하는 공간만 다를 뿐이지 그들은 곳곳에서 활약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규모와 영향력을 상당히 키워놓은 곳도 적지 않았습니다. 단지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이더군요.

타깃 독자에 대한 조사와 이해 부족

메디아티 배치 2기 심사는 이들과 직접 대면해서 그들의 생각과 포부, 실력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익한 기회였습니다. 입에 발린 소리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상당한 실력자들이었습니다. 언론고시를 포기하고 창업의 길로 뛰어든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애초부터 다른 길을 바라봤던 분들이고, 그 분야에서 팀원을 모았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실력을 키워왔던 분들이었습니다. 이들을 평가하고 심사한다는 게 얼마나 곤혹스러운 일인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 자신이 과연 평가나 심사할 위치에 서도 되는 것인지, 부끄러움을 갖게 하더군요.

그럼에도 몇 가지 아쉬움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조언 삼아 그리고 기록 삼아 여기에 남겨둘까 합니다. 혹시나 뉴스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너무 넓은 타깃 독자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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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스타트업은 예외 없이 목표로 하는 시장을 설정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누구에게 제공하기 위해 콘텐츠를 제작할 것인가부터 확정해야 합니다. 타깃 사용자, 달리 말하면 타깃 독자를 설정해야 하죠. 문제는 여기서부터 출발을 합니다. 표적 사용자를 너무 넓게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적 사용자층이 넓다는 의미는 곧 경쟁할 대상이 많아진다는 의미입니다. 경쟁자가 많아지면 그들을 넘어서기 위해 투입해야 할 자원들이 늘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첫 설립부터 대규모 자본을 보유하고 시작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넓은 표적 사용자층 설정은 무모해보일 수 있습니다. 사업이 궤도 위에 오르면 얼마든지 확장할 기회가 있는데 초기부터 너무 많은 타깃 독자를 설정함으로써, 콘텐츠 전략의 혼선을 불러내는 것이죠.

될 수 있으면 더 좁히라고 부탁을 합니다. 아니면, 정확히 어떤 독자를 표적으로 삼고 싶은지 묻고 또 묻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진행해나가다 보면, 어느샌가 꼭 도달하고 싶은 독자를 그들도 이야기하게 되더군요. 저는 ‘매스미디어적 접근과 집착에서 벗어나라’로 요청을 합니다.

타깃 독자 설정의 좁은 이해

비교적 좁게 제안한 경우에도 몇 가지 빈틈이 있습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타깃 독자를 세대별 기준으로 제시하고, 그 규모를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20~30대는 몇 명이고 이 가운데 성별은 어떻게 되고, 재학중인 비율은 얼마이기 때문에…‘

세대는 한정된 정보를 갖고 있습니다. 동일 세대라 하더라도 성향도 다르고 사고의 패턴도 다릅니다. 라이프스타일은 더더욱 다르죠. 고민거리도 다르고 선호하는 콘텐츠도 다르며, 소비하는 아이템도 다릅니다. 세대는 공통을 드러내는 아주 쉬운 기표이지, 내용은 아닌 거죠.

타깃 독자를 세대 단위로만 이해가게 되면,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나 미디어와 대면하고 있는 문제는 두루뭉수리해집니다. 문제점이 잘 안 떠오른다는 것이죠. 그냥 ‘취업 고민‘, ’연애 고민‘, ’집값 고민‘이라는 거대한 키워드만 도출될 뿐입니다. 문제의 여러 층위를 복합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한계에 도달하고 맙니다.

상상 속에서 문제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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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에서 문제 찾기는, 말 그대로입니다. 현실의 문제가 아니라 상상 속의 타깃 독자들이 겪고 있는 가상의 문제를 찾는 행위입니다. 주변 지인 몇몇의 이야기를 일반화하고, 보편적 문제로 인식한 뒤,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머릿 속으로 상상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문제를 찾아내게 되면, 결국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발견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계속 토론을 하다 보면, 해당 팀이 타깃 독자를 조사하고 분석하기 위해(일종의 시장 조사)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금방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진짜 현실의 문제인지, 아니면 머릿 속에서 그린 상상 속의 문제인지, 독자와 관계없이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건지 금방 드러나게 되죠.

스타트업은 문제해결사입니다. 뉴스 스타트업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다를 뿐이죠. 시장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팀이 가진 역량이 무엇이고, 그것의 독창성이 무엇인지를 증명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출발점은 정확한 현실 진단과 문제의 발견입니다.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문제는 다수가 현실과 동떨어져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결국 조사를 더 치밀하게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많이 만나고 많이 질문하고, 많이 듣고, 과학적 조사를 겸해보기도 하면서, 내가 설정한 문제가 현실의 문제인지 검증해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성 언론사의 능력에 대한 불신 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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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허들을 넘은 분들이 맞딱트리게 되는 또 하나의 장애물이 있습니다. ‘기레기 신화’입니다. ‘기레기 신화’는 제가 조어했는데요, “기성 미디어의 기자는 쓰레기고, 이들이 만든 기사는 형편없다”는 믿음과 선입견입니다. 기성 미디어를 만만하게 보는 인식이 뉴스 스타트업을 준비하거나 실행하고 있는 분들의 발목을 잡습니다.

일견 타당한 의견입니다. 기성 미디어의 문제와 한계가 지금의 스타트업의 등장을 부르고 있고, 대체하려는 꿈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화는 신화일 뿐입니다. 기성 미디어가 매달 제작해내는 수천 수만 건의 기사 가운데 이런 선입견을 부추기는 기사는 그리 많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최근 국면까지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대부분의 기사나 특종이 기성 미디어를 통해서 생산됐습니다. 포털 첫화면에 게시되지 않은 훌륭한 기사들도 여전히 많습니다. 상상한 대부분의 소재들은 거의 다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한국기자상 리스트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전히 기성 미디어엔 저널리즘 의식과 이를 실현할 발군의 실력을 갖춘 기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과 스타트업이 기사 작성 실력으로 맞붙는다면? 글쎄요, 저는 기성 미디어의 실력 있는 기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의 넓은 네트워크, 오랜 경험, 팩트 여부를 직감적으로 감지하는 촉수 등은 한두 해의 경험으로 쌓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이들과 직접 경쟁하는 선택이 과연 현명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특히 동일 주제나 영역에 정형화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이들과 경쟁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즉, 기성 미디어가 다루고 있는 영역의 유사한 타깃 독자를 대상으로 엇비슷한 기사 스타일로 진입하겠다는 접근법인데요. 저는 될 수 있으면 다른 접근법을 찾아볼 것을 권하곤 합니다. 기성 언론사들이 조금의 자원만 동원하면 그 팀은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성 언론의 느린 의사결정 구조와 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성과 타성은 뉴스 스타트업이 뛰어들기에 적합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높은 장벽을 쌓아놓고, 수십년의 노하우로 무장한 영역에 호기롭게 도전하려는 시도는 아쉬워 보이기도 하더군요. 물론 제가 기성 미디어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지게 된 노파심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기레기 신화’에 기초한 무모한 도전은 걱정을 자아내게 하더군요.

논문 쓰기와 뉴스 스타트업의 닮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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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타트업은 논문 쓰기와 닮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좋은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냉철한 문제의식과 문제 발견이 전제돼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선행돼야 할 절차가 선행 연구에 대한 치밀한 분석입니다. 선행 연구는 유사한 연구 작업(경쟁사)을 발견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기존 연구의 미비점을 발견해 비판(문제의 확인)하고 개념과 개념과의 관계를 따짐으로써 나의 연구를 독창적으로 만들어줄 만한 틀(차별점)을 주조하는 작업입니다.

하나의 논문을 만들어가는 과정만큼이나 스타트업의 창업 전략은 치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고요. 단지 기본을 잘 체크해가면서 도전해볼 것을 제안드리는 것입니다. 주절주절 길어지긴 했는데요. 어디까지나 저의 조언이자 생각일 뿐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뉴스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분들게 부디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