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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피드 조나 페레티에게 무작정 메일을 보냈습니다.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최근 일련의 감원 사태가 애초 구상했던 버즈피드 수익모델의 실패로 봐야 하는가를 물었습니다. 회복이 어렵다는 단정적 견해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질문했습니다.

아마 불편했을 겁니다. 그에게 돌아온 답장은 딱 한 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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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making the changes we need to succeed for the long term!”
(“장기적 성공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가 롱텀(long term)을 언급한 이유는

짧은 한 마디지만, 단 하나의 단어에 눈길에 가더군요. ‘long term’입니다. 이 표현 하나가 많은 것들을 상징하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사실 버즈피드는 상장을 통한 출구 전략을 늘 제시해왔습니다. IPO를 준비한다는 소식은 2017년 이전부터 들려왔죠. CNBC는 2018년에 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2017년 매출은 기대 이하였고, 2018년 매출은 최종 집계는 되지 않았지만 시장의 기대보다는 낮은 수치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대략 3억 달러로 예상을 하고 있죠. 결과적으로 단기간에 IPO로 진입하는 전략은 수정된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조나 페레티는 흑자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전체 인원의 15% 감원했습니다. 롱텀을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후폭퐁은 엄청났죠. 일단 버즈피드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던 분산 콘텐츠 전략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먼저 날아들었습니다. 버즈피드 사업 모델 자체가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에밀리 벨은 “저널리즘을 위한 디지털 무료 시장은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습니다.

한때 경탄해마지 않았던 데이터 기반의 분산 콘텐츠 전략이 실패했다는 사실은 저도 수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마치 뉴스의 미래인양 떠들어댔던 과거를 반성하고 있습니다. 플랫폼과의 관계, 그들의 위력을 과도하게 선의로 해석했던 게 아니었나 후회도 하고 있습니다.

버즈피드는 “인기 있는 콘텐츠를 프로모션 하는 것이 아니라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프로모션한다”는 전략으로 소셜 미디어 전략을 구사해왔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북 등을 위시한 플랫폼의 전략 변경으로 이 강점은 단점으로 전락했습니다. 플랫폼과의 계약을 전제로 추진했던 영상 콘텐츠 비즈니스도 계약이 어그러지면서 손해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버즈피드 뉴스를 분리하고 유료 구독 전략을 시도했지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싸움이 됐습니다.

제작 프로세스 효율성과 미디어 수익의 관계

다시 조나 페레티의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그의 답변은 장기전을 대비하겠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이를 위해 수익 효율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 Facebook과 YouTube를 기반으로 수익성 있는 미디어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가 고품질일 때, 대중 기반(massive scale)이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제작비를 가지고 있을 때만 가능하다.
  • BuzzFeed 웹사이트는 훌륭한 비즈니스이지만, 네이티브한 콘텐츠, 프로그래머틱, 커머스의 수익이 결합된 양질의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만들 때만 가능하다.
  • 제작비가 더 많이 드는 롱폼 비디오는 훌륭한 비즈니스일 수 있지만 플랫폼 및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맺을 때만 가능하다.
  • 소비자가 사랑하는 강력한 브랜드는 라이센스, 커머스, 프로덕트 및 롱폼 형태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해주지만, 오디언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조직을 추스리고 수익 전략을 전환하는데 시간은 꽤나 필요할 것입니다. 분산 콘텐츠 전략 기반의 광고 전략을 수정하고, 비효율적인 콘텐츠 생산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완비하는데 적잖은 고통이 수반될 것입니다. 9BOX 모델 가운데 유효한 것만을 추려 수익성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재편하는 데에도 적잖은 에너지가 들 것입니다.

쿼키 CEO 출신의 벤 카우프만에게 커머스&마케팅 총괄을 맡긴 것처럼, 버즈피드는 콘텐츠-커머스 연계 비즈니스를 더욱 강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페레티는 “커머스는 우리 매출 성장의 매우 큰 부분”이라고 언급한 적도 있었고요. 프로덕트 랩을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덕트를 개발해왔던 카우프만이었기에, 이 모델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그는 평소 “리테일 기업들은 미디어 기업이 되려고 하고 있고, 미디어 기업도 리테일 기업이 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해오기도 했었으니깐요.

어찌됐든 그는 현재까지 수익모델이 앞으로 작동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어느 정도 동의하는 뉘앙스입니다. 그도 우리도 어느 정도 인정해야만 하는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 성공을 만들어가겠다는 버즈피드가 향후 어떤 전략으로 다시금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될지 한번 지켜보면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