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거가 설명하는 소비의 제어는, 홍보/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통해서 실현된다. 1800년대 미국에서 벌어진 제어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산의 과잉 상황이 도래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 제어의 혁명이 뒤따르게 됐다. 최초의 1800년대 중후반 크로웰에 의해 전국 광고, 트레이드마크와 패키징 상품이 등장한 건 그래서 자연스럽다.

무엇보다 소비 제어의 핵심은 피드백 시스템과 그것의 속도다. 베니거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생산과 유통, 소비로 이어지는 피드백 시스템의 시차는 또다른 제어 위기를 불러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장조사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취향과 선호를 파악하기 어렵고, 그 과정에서 시장 상태에 빠르게 대응하는데 한계가 발생했다.

소비 제어의 위기는 현재 피드백 시스템의 시차 해소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실시간으로 기본으로 설정하게 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애널리틱스 기술이 실시간성을 기반으로 고도화되고 있는 흐름도 이와 관련이 있다. 광고에서 프로그래머틱이 주류를 이뤄가는 상황도 이 틀에서 파악해볼 수 있다.

추천 알고리즘도 마찬가지다. 뉴스의 홍수라는 위기 국면에서, 추천 알고리즘은 더 많은 뉴스를 소비하도록 설계된 소비 제어의 혁명적 방식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추가 소비를 진작시킴으로써, 생산으로부터 이어진 소비 제어의 위기를 넘어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기저에는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피드백 알고리즘이 존재한다.

미시적 차원에서 소비 제어의 위기는 끊임없이 발생하는데, 그 방향은 앞서 언급했듯, 생산-유통-소비의 일체적인 피드백 시스템의 속도 향상이다. 문제는 실시간보다 더 빠른 속도가 존재할 수 있는가로 모아진다. 결과적으로 인간의 사고 시점과 생산자의 반응 시점이 0으로 수렴해가는 것인데, 결국, 인간의 뇌로 피드백 시스템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가능할까? 그건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