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파악된 소식 정리

버즈피드가 11월19일 허프포스트를 버라이즌 미디어 그룹으로부터 인수했습니다. 현금을 주고받지 않았죠. 주식 거래도 모든 딜이 종료됐습니다. 버즈피드가 허프포스트의 모든 지분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버라이즌은 버즈피드의 소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버라이즌은 현재 강화하고 있는 커머스와 광고 사업을 버즈피드와의 파트너십으로 지속할 수 있게 됐고, 버즈피드는 커머스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사용자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죠.

왜 이 사건이 중요한가

버즈피드는 두 차례의 정리해고를 겪고 난 뒤 다시금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내달리던 중이었습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버즈피드의 수익 모델을 실패했다’는 평이 주를 이룰 만큼 버즈피드를 바라보는 시선은 무척이나 차가웠죠. 페레티는 제가 보낸 이메일 답장을 통해서 “장기적인 성공을 이뤄내는데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밝힌 적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뼈를 깎는 결단을 내렸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었습니다.

버즈피드의 대안은 인수합병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페레티는 바이스, 복스, 리파이너리29, 그룹나인미디어 등이 합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기대는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죠. 대신 복스는 뉴욕 매거진을 인수했고, 바이스는 리파이너리29를 삼켰습니다. 그룹나인미디어는 팝슈가(Popsugar)를 샀습니다. 저마다 몸집을 키우기 위해 인수합병 전선에 나섰지만 정작 버즈피드는 조용했습니다. 페레티가 그렇게도 싫어했던 정리해고라는 쓰라린 결정을 내려야만 했습니다.

버즈피드의 허프포스트 인수는 스케일업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형 미디어 스타업 간의 합병이 무산된 시점에서, 버즈피드 또한 스케일을 현재 수준보다 획기적으로 키워나가지 않으면 성장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을 했을 겁니다. 광고와 커머스 중심의 수익 모델을 갖춘 버즈피드로서는 수용자 층의 빠르게 확대해서 매출 규모를 더 빨리 성장시키고 싶은 바람이 있었을 겁니다.

  • 버즈피드 : 1.2억 UV
  • 버즈피드뉴스 : 2300만 UV
  • 허프포스트 : 8100만 UV

시밀러웹은 월 UV를 대략 위와 같이 집계하고 있습니다. 쪼그라든 허프포스트지만 여전히 8100만 UV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적자 상태긴 하지만요. 다행인 점은 허프포스트의 주 수용자층이 45세 이상으로 버즈피드뉴스와는 거의 겹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느낌으로는 버즈피드와도 크게 오버랩 되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요.

플랫폼 중심의 미디어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장과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몸집 키우는 필수입니다. 하지만 인수합병 없이 단일 기업으로는 성장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초기 모델의 특장점을 가지고 성장했을 경우 정체기를 만났을 때 인수합병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걸 이 사건은 말해주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낡아버린 모델로서 허프포스트와 성장 정체를 타개하고자 하는 버즈피드의 만남은 이러한 이해득실의 교차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버즈피드는 무엇을 얻고 싶었나

잠시 양사의 매출과 트래픽을 볼까요? 허프포스트는 월 8100만 UV라는 큰 규모의 사용자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매출 규모는 최대 5000만 달러(우리 돈 580억원)에 불과합니다. 1.4억 UV를 갖고 있는 버즈피드가 3~4억 달러를 올리고 있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되는 수치입니다. AOL과 버라이즌의 손을 거치며 잠재력이 풍부했던 허프포스트의 모습은 이렇게 초라하게 내려앉았습니다.

허프포스트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했던 조나 페레티는 이 부분을 안타깝게 여겼을 겁니다. 더 쇠락하기 전에 넘겨받아 버즈피드의 '성장 컨베이어벨트'에 태우길 바랐을 겁니다. 페레티는 분명 '8100만 UV'를 버즈피드의 성장 컨베이어벨트에 돌리면 적어도 2~3년 안에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겁니다. 단숨에 월 2억 이상의 UV로 규모를 확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출 향상도 기대해 볼 수 있죠.

남은 건 인수 방식이었을 겁니다. 그렇잖아도 버즈피드는 현금이 넉넉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올초부터 비용 감축을 위해 임금삭감, 부분 해고, 무급 휴직 등을 단행해온 터라 허프포스트의 인수 자금을 대기란 불가능에 가깝지 않았을까 합니다. 여러 보도들을 보면 허프포스트의 밸류에이션은 1억 달러 이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돈으로 1000억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매각될 수 있는 조건이었죠. 그럼에도 버즈피드는 여력이 없었을 겁니다. 결국엔 버라이즌과의 협상을 통해 자신의 지분을 내주는 것으로 양해를 구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어차피 버라이즌은 광고 네트워크를 필요로 했기에 합병 버즈피드를 파트너로 두는 건 괜찮은 옵션이었을 겁니다.

조금더 자세히 세부 자산별로 얻고 싶었던 바를 분석해 볼게요.

버즈피드가 아닌 버즈피드 뉴스는 멤버십 모델로 전환해 사업을 유지해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굵직한 특종들도 자주 터뜨리고 있죠. 버즈피드 모체에서 벌어들인 돈을 일부 까먹는다는 평가를 받긴 하지만 자체 수익모델을 키워나가기 위한 노력도 변함없이 이어가고 있습니다.(페레티의 고집이 아니었다면 버즈피드 뉴스는 문닫았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수준 높은 저널리즘을 선보이며 멤버십 수익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좋은 기자들의 수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좋은 기자까지는 아니더라도 리포터들의 보충은 필요하죠. 그런 점에서 허프포스트의 실력 있는 일부 기자들은 버즈피드 뉴스로 결합시킬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결정은 버즈피드 뉴스의 멤버십 수익을 늘리는 데에도 일정 부분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버즈피드 미디어 브랜드는 허프포스트의 바이럴 노하우를 함께 결합시켜 현재 이상의 수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버즈피드의 커머스 사업을 허프포스트에 접목시킨다면 커머스 매출의 확대를 도모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테이스티(Tasty)와 허프포스트의 푸드&드링크의 결합입니다.

아시다시피 테이스티는 월마트와 함께 테이스티 쿡웨어라는 브랜드 상품을 개발해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요리 기기 세트죠. 이것만 있는 게 아닙니다. 시즌별 요리 키트, 테이스티 아이스크림 등 상당히 많은 제품들이 테이스티 등의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버즈피드 미디어 브랜드와 커머스 입장에선 8100만 명이라는 판매 채널이 새롭게 뚫린 격입니다. 허프포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이 커머스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고 싶어했을 겁니다.

버즈피드+복스+바이스+리파이너리29+그룹나인미디어 합병한다면?
버즈피드 + 복스 + 바이스 + 리파이너리29 + 그룹나인미디어, 미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미디어 스타트업 5곳이 합병을 한다면 어떤 일이벌어질까요? 그 논의가 있었다는 뉴스가 뉴욕타임스를 통해 보도[https://www.nytimes.com/2018/11/19/business/media/buzzfeed-jonah-peretti-mergers.html]가 됐습니다. 뉴스와 콘텐츠 혁신을 주도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온 이들은 최근 10년 간 가장 주목받은 미디어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리스티클의 버즈피드, …

한국 미디어 시장에 주는 교훈들

위기 돌파를 위한 선택지로서 인수의 유효성 : 국내 뉴스 미디어 시장에선 언론사 간 인수합병이 활발하지 않은 편입니다. 다른 산업의 플레이어가 특정한 목적을 갖고 뉴스 산업으로 뛰어든 경우만 빈번한 편입니다. 특히나 한쪽 언론사가 스케일업을 목적으로 다른 언론사를 인수하는 경우는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어쩌면 머니투데이의 과거 뉴스1 등의 인수 사례가 여기에 가장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버즈피드의 허프포스트 인수는 언론사 간 인수라는 점 외에도 그것이 이뤄진 시점을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버즈피드는 올초부터 비용 삭감을 위해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등 내부 진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올해만큼은 흑자로 돌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조치를 단행했을 겁니다. 대략 흑자 기조가 확실해진 시점에서 허프포스트 인수 건을 발표한 것이죠. (재무제표를 예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합의가 연말에 이뤄진 것일지도 모릅니다만)

일단, 흑자 여부와 관련 없이 버즈피드는 위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수를 선택했습니다. 통상 이 정도로 위축돼 있을 때엔 비용 감축에만 매달리기 마련인데요. 과감하게 인수를 통한 규모 확장을 꾀한 겁니다. 어쩌면 가장 낮은 가격에 허프포스트를 넘겨받을 수 있는 시점이라고 봤을 겁니다. 버라이즌이 가격 협상에서 우위에 서 있을 수도 없는 시점이고요. 규모를 키우고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인수는 위기국면에서도 여전히 유효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국내 언론사 경영자들은 상상하기 쉽지 않은 결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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