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호기심에 간단하게 시작했던 설문조사 '고품질 저널리즘을 위해 AI/머신러닝 기술이 뉴스 관련 어느 영역에 가장 빨리 적용되길 기대하시나요'의 결과가 이렇게 나왔습니다.

자동 팩트체킹이 언론사 내 여러 직군들로부터 고르게 필요로 하는 항목으로 파악된 점은 약간 의외이긴 했습니다. 아마도 현장에서 팩트체킹 과정의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 혹은 편의를 얻기 위해 기계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긴 합니다.

기사 댓글의 혐오 표현 관리가 7명, 보도자료를 활용한 자동 기사 생산은 6명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약간 혼란스러운 건 언론사가 직접 댓글을 관리하는 경우가 크지 않음에도 댓글 필터링에 관심이 높았다는 점입니다.

아래 표를 보시면 대략 이해가 갈 텐데요. 전현직 기자들은 댓글 필터링에 그리 높은 관심을 보이진 않았습니다. 연구자, 분석가, 지망생 등이 이 영역에 AI가 얼른 도입되길 희망했던 거죠. 독자 관점에서 우선적으로 도입되길 바라는 마음이 이렇게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동 팩트체킹이 어느 수준까지 구현되길 희망하는지는 이 설문에서 파악할 수는 없었습니다. 최종 발행(송고)하기 전 기사를 작성한 단계에서 팩트 여부의 검증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원하는지, 아니면 다른 언론의 단독 등의 기사와 관련해 팩트 검증을 원하는 것인지 여기선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혹시 답변하신 분 중에 관련한 의견이 있으시면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자동 팩트체킹에 대한 여러 시도들

사실 자동 팩트체킹에 대한 시도는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접근하는 방식도 다양합니다. 예를 들면, 인용된 출처의 진실성 혹은 정확성을 파악함으로써 해당 기사의 팩트 여부를 판단하는 게 있을 것이고요. 여러 가짜뉴스 데이터를 학습시킨 뒤 새로운 가짜뉴스를 생성해 제시했을 때 판별하는지를 평가하는 방식도 있을 겁니다. 또는 해당 주장의 사실 여부가 신뢰할 만한 다른 뉴스나 언론사에 의해 지지될 수 있는지를 학습해 평가하는 방식도 제시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 신뢰할 만한 언론사가 오보를 내거나 진실을 담보하지 못하게 되면 모두 무너지는 결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만큼 자동 팩트체킹은 쉬운 영역은 아닙니다.

포기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핵심은 기자의 팩트체킹 능력을 증강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툴은 그것의 완벽함을 떠나 시도해 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기자들 또한 완결적이고 완벽한 자동 팩트체킹 툴을 기대하기보다 자신들의 작업을 보조해줄 수 있는, 그래서 팩트체킹의 능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 도구를 기대한다면 어쩌면 비교적 가까운 시간 안에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설문조사의 한계

사적인 관심사로부터 시작되다 보니, 질문이나 제시된 항목에 빈구멍이 많았습니다. 고품질 저널리즘이라는 용도를 한정한 것은 설문 목적에 부합했다고 생각을 하지만, 제시된 항목은 조금더 세분화했어야 하지 않나 싶더군요. 취재 과정, 취재 후 기사 작성/입력 과정, 입력 후 유통 과정을 나누어 적용 분야를 제시하는 게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혐오 표현 댓글 필터링'이 고품질 저널리즘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나 판단없이 선택 항목으로 제시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입니다. 만약 저 항목이 없었다면 어떤 선택지로 분산이 됐을지 사실 지금도 궁금합니다.

어찌됐든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떤 분야에 AI/ML의 기술적 도움이 꼭 필요한 상황인지 대략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