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젊은 기자들이 읽었으면 합니다. 관행과 관성에 젖어든 신문사 데스크들에겐 이 연구서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실증적 연구의 결과를 부정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를 “현장도 모르는 학자들만의 이야기”라며 외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젊은 기자들이 읽었으면 합니다.

이재경 교수 등이 이 책에서 강조하는 바는 전통적인 저널리즘의 기본입니다. 디지털 저널리즘의 조류와 일부 충돌하는 측면도 존재합니다만, 그리 많진 않습니다. 일반 한국 신문사들이 기본이라도 지키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잘못된 기사 쓰기 관행을 반복하는 국내 신문사를 향해 “갈라파고스적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쓰겠습니다. 기자 출신 연구자 2명이 포함됐는데도 “낙후” “퇴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주저하지 않겠습니까. 실제 4장 한국의 기사 품질 평가의 내용에 담긴 계량화된 수치를 들여다보시면, “퇴보” “낙후”조차도 신사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비판과 비난에 익명의 취재원을 동원하는 ‘익명의 부정적 인용’ 관행은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언론이라면 허용할 수 없는 원칙이죠. 조작 가능성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행이 공공연하게 허용되는 곳이 한국의 신문사입니다. 뉴욕타임스는 단 한 건조차 허용하지 않는 이런 관행이 유독 한국에는 ‘저널리즘 조직’이란 울타리 안에서,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자주 쓰이고 있습니다. 이를 걸러내지 않고 조장까지 하는 데스크가 일하는 곳이 바로 한국 신문사입니다. 과감하게 이런 갈라파고스적 관행과 결별하기 위해서라도 젊은 기자들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 책은 연구서입니다. 기사의품질을 계량적으로 측정하는 논문이기도 합니다. 한국 신문사의 현재를 수치로 드러내는 의미있는 보고서입니다. 대단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저널리즘이 얼마나 바닥을 향해 질주하고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한번 훑어보실 것을 제안해봅니다.


한국 신문 기사의 현실과 미래

1. 한국 신문의 품질 수준(p.166~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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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째, 국내 종합 일간지의 기사 품질은 미국, 영국, 일본의 대표적 신문들과 비교할 때 거의 모든 기준에서 크게 뒤처지는 열악한 수준이다.
  • 둘째, 이번 평가 결과를 같은 방식으로 조사한 선행연구들과 비교해보면 지표가 나아진 경우는 드물고, 정체 상태이거나 악화한 경우가 많았다.
    • ‘완전히 단일 관점’ 기사의 비율이 1990년~2007년 10대 종합 일간지를 조사한 연구에서는 28.3%, 2003~2010년 6개 종합 일간지를 조사한 연구에서는 34.7%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완전히 단일 관점’의 기사 비율은 59.9%로 크게 높아졌다.
  • 셋째, 국내 신문에서 일상적으로 등장하거나 널리 활용되는 일부 부정적 보도 관행(글쓴이 덧붙임 : 익명의 부정적 인용 보도를 말함)이 외국신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만의 일탈적 행태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세계적인 언론의 흐름과 동떨어진 채 잘못된 관행을 고집하는 갈라파고스적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 이번 조사에 포함된 국내 신문의 부정적 보도 관행은
      • 제목의 직접 인용구 사용
      • 무주체 피동형 문장
      • 익명의 부정적 인용
      • 인용구의 주관적 술어
    • 이 가운데 익명의 취재원이 한 부정적 발언을 인용하는 기사가 국내 신문은 3개 기사 가운데 1개 꼴로 등장하지만 뉴욕타임스는 한 건도 없었다.
    • 글의 주체가 누구인지 불분명한 무주체 피동형 문장도 국내 신문에서는 기사 1건당 1.19개가 사용됐지만 뉴욕타임스와 타임스는 1건도 없었다.
  • 넷째, 외국 신문과 국내 신문이 기사 품질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 것과 달리 국내 신문 간 비교에서는 10개 종합 일간지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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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엇이 문제인가

1) 정형화된 기사 양식의 제약
  • 국내 신문의 기사 길이는 뉴욕타임스 4분의 1에 불과하고 더 타임스와 비교하면 절반을 조금 넘는다. (p.174)
  • 기사의 길이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면서 기사의 내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형식적 특징은 기사의 유형이다.
    • 국내 신문은 스트레이트 기사의 비율이 84%에 이르고 분석-해설 기사는 10.1%에 불과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반대로 59.7%가 분석-해설 기사이고, 스트레이트 기사는 20.8%에 그쳤다.
  • 경직되고 도식적인 기사 스타일은 개성과 다양성을 제약하고, 독자의 흥미를 반감시키며 피상적 수준에 머물러 심층적 보도를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는다.(p.176)
2) 기사의 기본인 객관성과 공정성의 미비
3) 시민의 배제와 검증의 소홀
4) 기사가 제공하는 가치 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