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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subscription)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두고 혼란을 겪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구독과 멤버십이라는 표현의 혼란도 있고요, 교환 대상으로서 가치 정의에 대한 이견들도 있더군요. 짧게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오디언스 수익 모델‘의 한 분류로서 구독은 상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가치에 대한 교환이라고 저는 여러 차례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아래는 제가 ’뉴스 스타트업이 자체 플랫폼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라는 글에서 정의했던 구독 모델에 대한 설명입니다.

“뉴스 소비자들의 지불 의향은 상품(뉴스 자체)과 서비스가 결합된 형태의 매력도에 좌우된다. 상품 그 자체의 탁월성에 주목해 지불 의향이 발생할 수도 있고, 서비스의 친절함에 감복해 지갑을 열 수도 있다. 하지만 다수는 탁월한 뉴스와 만족스러운 서비스 경험이 결합될 때 비로소 지불 의사를 드러낸다. 구독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대다수의 언론사들이 독보적인 뉴스 상품과 차별화한 서비스를 결합해 성공을 거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서비스의 제어권을 플랫폼에 빼앗기면 플랫폼의 수익 구조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뉴스 소비자와 직접 관계를 맺고 차별적으로 공간을 설계하여 다양한 수익 모델을 시도할 기회도 잃어버리게 된다. 무엇보다 뉴스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학습할 동력과 본능을 잃어버리는 것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할 수 있다.“

벤 톰슨의 정의도 들어볼 만합니다. 그는 로컬 뉴스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글에서 구독 모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필자 번역 : 구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첫 번째 구독은 기부가 아니다. 상품에 대해 돈을 지불할 것을 고객에게 요청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품은 무엇일까? 사실 상품은 단일 기사가 아니다. 오히려 구독자는 잘 정의된 가치의 정기적인 전달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It is very important to clearly define what a subscriptions means. First, it’s not a donation: it is asking a customer to pay money for a product. What, then, is the product? It is not, in fact, any one article (a point that is missed by the misguided focus on micro-transactions). Rather, a subscriber is paying for the regular delivery of well-defined value.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정의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보고서 ‘수용자 수익 모델’은 기부와 구독, 멤버십을 이렇게 구분을 했습니다.

후원(Donation) : 공통의 대의와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특정 기관에 돈과 시간을 헌납하도록 오디언스를 장려하는 모델. 이 모델은 자선적 관계를 실행하는 것이다. 
구독 : 프로덕트나 서비스에 접근하기 위해 오디언스들에게 비용 지불을 요청하는 모델이다. 구독은 교환적 관계를 실행한다.
멤버십 : 이 모델은 그들의 시간과 돈, 연결, 전문성, 개인 네트워크로의 전달, 아이디어 등 그들이 믿고 있는 대의를 지원하기 위해 이 같은 방식으로 기여하도록 오디언스들을 초대하는 것이다. 협의의 비전으로서, 멤버십은 저널리스트와 멤버 간의 양방향적 지식 교환을 상징한다. 멤버십을 단단하고 활동적인 둘 간의 약속된 관계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은 애플 뉴스의 구독 서비스 때문이기도 합니다. 구독 모델은 스스로 운영만 할 수 있다면, 직접 독자와 관계를 맺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을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뉴스나 정보라는 콘텐츠 그 자체에만 집중하고, 서비스는 거대 플랫폼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은 될 수 있으면 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서비스는 뉴스 혹은 정보 콘텐츠를 고객들에게 가장 편리하게, 그리고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기술적 개입이 불가피합니다.

기술적 장벽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수동적인 접근법은, 지속가능한 수익을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제외하겠다는 선언입니다. 단기 비용의 상승은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이를 배제함으로써 잃게 될 장기적인 수익 규모는 그 이상이 될 겁니다. 단순히 실질적 수익의 차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접점을 놓치면서 상실하게 될 데이터 제어권이 더 큰 위기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고객으로서 독자는 신문의 시대처럼, 필요한 정보와 뉴스를 집앞까지 전달해주는 노고에 대해 지불 의향을 나타냅니다. 디지털이라고 이 공식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겁니다.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으로서 디지털 서비스를 간과한다면 구독 서비스는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을 겁니다. 스타트업이건 대형 언론사이건 이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