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뉴스/뉴미디어와 하이퍼로컬 2007/06/24 11:20 몽양부활

지역언론의 위기론이 설파되고 공론화된 지는 이미 오래다. 위기가 기회라는 원론적 테제는 이제 귀담아들을 전제로서 기능하지 못할 정도다. 창조와 혁신을 외치며 제2의 창간을 준비하는 지역언론들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장래는 어둡기만 하다. 패배주의에 빠져버린 지역언론이 생존을 넘어 활로를 찾기란 이제 불가능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지역언론의 위기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진단과 처방이 진행됐다. 강준만 교수는 지난해 한 세미나에서 10가지 생존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병독지 전략 ▲포지티브 전략 ▲교육 상업주의 전략 ▲학교와의 연대 전략 ▲산학협동 전략 ▲공익마케팅 전략 ▲볼런테인먼트 전략 ▲웰빙 마케팅 전략 ▲다각화 전략 ▲민원해결 저널리즘 전략 등이다.

그의 이 10가지 전략은 지역신문의 근접성 제고와 깊이 연관돼 있다. 그는 병독지 전략을 설명하면서 중앙언론을 구독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지역언론이 철저하게 로컬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정보다는 긍정을 보도하자는 포지티브 전략, 초중고를 비롯한 대학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교육 상업주의 전략도 결국엔 지역과의 근접성을 높이자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지역언론의 위기 배경과 이해

그간 지역의 갈등은 철저하게 중앙언론에 의해 외면 받거나 혹은 방치돼 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의 갈등이 ‘중앙’화 하기에는 부족하기 미미해 보였기 때문이다. 가치판단은 물론 ‘중앙’의 기자들의 몫이다. 중앙 언론에 의해 외면된 지역의 갈등은 담론화, 공론화하지 못하고 곧잘 폐기처분돼 왔다.

때문에 지역시민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기 마련이었고 갈등을 드러내는데 주저함을 느끼게 됐다. 이는 다시 참여욕구의 상쇄로 이어지며 피동적 갈등 인식 행태를 만들어내는 데 적잖이 기여했다. 지역언론의 패배주의가 아니라 지역주민의 패배주의가 더 심각한 상황이 바로 오늘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지역언론은 나름 지역주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갈등을 공론화하려 노력했지만, 지역언론의 지배구조, 관언유착 행태가 이를 가로막았다. 실망과 패배주의의 반복 메커니즘이 고착화하면서 지역언론에 대한 신뢰를 바닥을 향해 추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주민의 지역언론에 대한 의존도는 약화됐고 결국 양축이 상호 외면하면서 지역갈등은 철저히 방치됐다.

하이퍼로컬을 통한 근접성의 강화

지역언론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은 명백하다. 지역주민과의 근접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법이다. 관성적으로 중앙화되고 있는 의제설정 기제를 철저하게 로컬 이슈로 차별화해야 한다. 단순히 로컬 차원을 넘어 하이퍼 로컬로 귀환해야 한다. 도 단위의 로컬 범위는 광범위하며 근접성을 강화하는 데도 적절하지 못하다. 구, 군, 동단위로 내려오는 것이 첫 번째 조건이다. 강준만 교수의 10대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하이퍼로컬은 필수적이다. 직할 시단위, 도 단위는 하이퍼로컬의 네트워크 사이트로 커버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또한 지역언론은 ‘2세대 하이퍼로컬’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2세대 하이퍼로컬이란 웹2.0 플랫폼 하에서 시민저널리즘과 커뮤니티가 결합된 형태다. 저널리즘의 기준을 대폭 낮추고 철저하게 풀뿌리의 시각으로 지역을 접근해야 한다. 단순히 newspaper site가 아니라 community newspaper site로 질적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역언론의 천국 미국에서도 이러한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다.(주요 사례는 제 블로그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hyper local로 검색하면 됩니다) 물론 실패 사례도 있다. 댄 길모어의 bayosphere의 사례를 충분히 참조할 만하다.

그는 그가 10여년 거주해왔던 지역에서 grass root journalism을 표방하며 시민저널리즘의 실험을 강행했다. 하지만 이내 그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그는 시민들이 직접 기사 작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지만, 저널리즘의 4대 요소를 고집했다. 완결성, 공정성, 정확성, 투명성이라는 4대 저널리즘 요소를 시민들이 지켜줄 것을 기대했고, 그 또한 이 요소가 충족된 기사를 유통시키기 위해 교육에도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러한 기사 작성 방식에 회의적이었고 결국 참여 저조로 이 혁신적 실험은 우울한 결과를 얻고 종지부를 찍었다.

그의 실험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기사를 생산하는 방식, 다시 말해 시민들이 기사 생산에 참여하는 방식이 불편하고 기준이 높다면 2세대 하이퍼로컬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줬다.

2세대 하이퍼로컬 모델은 블로그와 철저하게 결합해야 한다. 일종의 지역 메타블로그 형태의 플랫폼으로 지역의 이슈를 공론화해야 한다. 지역의 학교 교사들, 학생들 그리고 대학생들, 지역시민단체, 정당인, 동·통장, 부녀회장들과 협력을 통해 블로그를 개설시키고 이를 플랫폼으로 자동피딩받으며 콘텐트의 적절량을 확보해나갈 필요가 있다. 질에 대한 통제는 지역주민들의 판단에 맡겨야 하며, 그러한 로직은 지역과의 교감을 통해 구축돼야 한다.

아울러 지역 전문 기자들과 연대를 통해 양질의 콘텐트를 보충해나가는 방식을 택해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자체 전문 기자를 고용해 새로운 저널리즘 기법(오픈소스 저널리즘 형태)으로 지역 갈등을 이슈화하는 노력이 후행돼야 할 것이다.

하이퍼로컬 오마이뉴스를 꿈꾸며

한국인들의 매체참여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기점은 통상 선거가 몰려있을 때이다. 시민참여저널리즘을 토대로 하고 있는 오마이뉴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큰 요인 가운데 하나는 대선이라는 참여욕구의 최대화 시점을 현명하게 활용했다는 점이다. 당시도 지역언론만큼 중앙언론의 과포화 상태라는 열악한 조건이었지만 새로운 저널리즘의 시도로 새로운 매체 시장을 창조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지역언론의 위기는 새로운 혁신적 대안 매체가 등장하기 최적의 시점일 것이다. 특히 시민참여 기반 매체가 영향력을 확보할 유리한 시기라를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다만 지역주민 참여욕구의 발화점을 정확히 파악한 뒤, 적절한 시점에 도전하는 조심성이 요구된다 하겠다. 대략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시점으로부터 1년 전이 무난하지 않을까 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특히 선거 기간 중에 터져나오는 시민들의 폭발적인 참여욕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개방적 플랫폼을 지녀야 한다는 점(오마이뉴스는 당시 실시간 보도와 댓글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존재했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근접성을 보장할 수 있는 메타블로그와 newspaper 모델이 결합된 'community newspaper'가 강력한 도전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지금은 2002년과 같이 한층더 진화된 오마이뉴스 모델의 등장을 지역사회가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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