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들에겐 너무도 가혹한 시간이 닥쳐오고 있습니다. 아니 이미 닥쳤습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축제(이벤트) 광고 및 협찬으로 잔고를 늘려가던 지역 언론사들에겐 너무도 힘든 시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위기 국면에서 일부 지역 언론사들은 ‘유급 또는 무급 순환휴직’을 권유하고 강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사태가 언제 종결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일 겁니다.

지역 축제는 언제가는 다시 개최될 겁니다. 자치단체장의 상징적인 업적을 앞으로 완전히 폐지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금 정상 상태로 지역 언론사들의 수익은 돌아갈 수도 있을 겁니다. 예전만 못하더라도 기능 회복을 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돌아갈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까지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수익을 의존하는 행사가 한두 개는 아니기에 한꺼번에 취소된 현재 상황은 감내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한국만 이럴까요? 아닙니다. 영미권의 언론사들도 동일한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고가의 글로벌 콘퍼런스 의존도가 높을수록 타격은 더 커보입니다. 이미 들으셨겠지만 이벤트 비즈니스 의존도가 컸던 오라일리 출판사도 2020년에는 오프라인 콘퍼런스 개최를 포기했습니다. 그들로서도 아주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죠.

수익 다각화를 위한 디지데이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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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을 찾아보기 위해 우리에게 익숙한 디지데이의 사례부터 들여다 볼까요? 언론사 대상 콘텐츠와 행사로 입지를 다져왔던 디지데이도 큰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대체로 디지데이의 이벤트 비즈니스는 콘퍼런스, 서밋, 어워드 등으로 구성돼 있었는데요. 이 3가지 모두가 사실상 대면 행사로 진행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디지데이는 이 세가지 행사의 핵심 가치를 ‘경험의 결속’으로 설정을 해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은 오프라인 행사일 때 제대로 구현돼 제공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당분간 이 행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러한 대형 콘퍼런스나 행사는 참여자들의 비용을 기업들이 대신 부담해주는 경향이 높습니다. 개별 직원이 참여하기엔 워낙 고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 이런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언제 다시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도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조건에서 디지데이는 홈페이지를 개편했습니다. 멤버십 기능을 확장한 것이죠. 물론 코로나19가 직접적인 계기는 아니었습니다. 원래 일정에 따라서 개편을 하게 된 것이었는데요. 코로나19 사태와 시점이 맞물리게 됐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상단에 ‘멤버십 우선’을 비중있게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첫화면 곳곳에 ‘멤버십 우선’ 콘텐츠를 배치해두었습니다.

멤버십에 가입할 경우 제공되는 콘텐츠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사
  • 연구
  • 이벤트 브리핑
  • 피칭 발표자료
  • 런다운
  • 매거진

다양한 멤버십 대상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수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들로 채워가면서 수용자 수익모델의 비중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입니다. 이 위기국면에 맞춰 오픈하게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결국 디지데이의 전략은 한마디로 말하면 ‘수익 모델 다각화 전략’를 위해 멤버십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뉴 노멀의 수용과 수익원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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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고자 하는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지금은 수익모델의 파괴적 전환/다각화를 모색할 때입니다. 광고, 협찬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이제 행동에 돌입해야 할 시점입니다. 국내 언론사의 디지털 전환은 결국 외재적 요인에 의하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왔는데요. 그 외재적 요인이 발생한 것입니다. 코로나19 때문입니다.

협찬, 광고 수익이 빠른 속도로 썰물처럼 빠져나갈 겁니다. 물론 재정이 건전한 곳은 다시 밀물이 되어 돌아올 때까지 버틸 겁니다. 하지만 내상 없이 버티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생존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전개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문제는 넉넉하지 못한 언론사들입니다. 자칫 이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염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이것이 하나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극복해야 하는 당사자의 입장에선 자연스러움을 감당하기가 버거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누군가의 생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저라면 2가지 프로젝트를 가동할 것입니다.

  • 수용자 수익모델 설계 및 테스트
  • 온라인 이벤트 대체 모델 개발

지금 시점에 1)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안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기존처럼 시작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수용자 필요 조사부터 시작하기를 감히 제안드립니다. 공급자 중심으로 지불의사를 확인하는 건 또 한번의 패착으로 귀결될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은 실패의 확률이 최대한 낮추고 빠르게 가동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진행해야 합니다. 구독 / 후원 전환 가능성이 높은 독자의 규모를 파악해 보세요. 완벽한 툴은 아니지만 News Consumer Insights는 도움이 될 겁니다. 실제 브랜드 애호가가 얼마나 되는지를 가늠해보면 대략의 가능성과 매출 규모를 상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다음 홈/모바일 페이지 개편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이 때 외부 자금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2)는 경험 설계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가 오프라인 콘퍼런스에 참여하는 이유는 그들의 얘기를 듣기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그건 온라인으로 얼마든 대체 가능합니다. 핵심은 오프라인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입니다. 저의 경우로 예를 들자면, 네트워킹 때문에 참석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업계 분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면서 토론도 합니다. 이 경험을 디지털 프로덕트로 어떻게 이전하고 구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디지털 설계의 경험이 부족한 언론사는 결코 쉽지 않을 작업일 겁니다. 최종 프로덕트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더 걸리겠죠.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지금 설계 작업부터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미 성공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플랫폼에 바라는 바들

플랫폼이 더 좋은 콘텐츠를 전면에 내걸 수 있었던 건 그만큼 많은 기자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쭉정이 같은 기사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것도 거대한 규모의 모수가 존재했기에 걸러낼 수 있었던 겁니다. 플랫폼사들은 여러 언론사들이 당면하게 될 위험, 특히 고정된 올드 비즈니스 모델의 붕괴를 이겨낼 수 있도록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해주시기 간곡히 바랍니다. 어떤 언론사에 지원할지 아닐지는 전적으로 플랫폼의 몫입니다. 이 과정에서 저널리즘 측면에서 건강하고 가치 있는 언론사가 붕괴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은 이런 프로그램조차 없으면 언론사의 공공적 가치와 구분없이 모두가 동반 붕괴할 수도 있어서입니다.

생존할 수 있는 자와 아닌자를 가려내는 게임은 시작됐습니다. 그대로 주저 앉지 않으려면 당장 수익모델 다각화를 위한 실행 계획을 짜야 합니다. 넋놓고 있을 여유는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 순환휴직자들을 설득해야 할수도 있을 겁니다. 그들을 위 생존을 위한 자원으로 동원하셔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지금은 구성원들의 양해를 구한 뒤 최소 자금을 확보하고 미래를 위한 빠른 도전을 감행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지 못한 게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부디 견뎌내시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독자들에게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