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구독 모델을 도입할 때 메시징 전략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요소요소마다 구독 전환을 요청하는 여러 문구들을 배치해야 하기 마련인데요. 메시지 톤&매너의 작은 차이에 따라 구독 수익과 전환율도 함께 들락날락 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구독의 이유와 공감을 제공하는 마케팅 메시지를 들 수 있습니다. 구독을 요청하는 워싱턴포스트의 마케팅 메시지는 강렬하죠. “Democracy Dies in Darkness”(어둠 속에서 민주주의가 죽어간다) 공개된 데이터는 없지만, 이러한 문구 하나가 구독에 미치는 영향을 결코 적지 않습니다. 해당 언론사의 가치와 미션을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인상적인 한 마디가 독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수 있는 동기가 된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워싱턴포스트의 사례

또 한 가지의 관심 가져야 할 메시징 전략이 있습니다. 특히 Metered Paywall을 도입했거나 도입할 의사가 있는 언론사라면 미리 테스트를 해보는 게 좋을 만한 영역입니다. metered 즉 접근 가능한 기사의 수에 대한 문구입니다.

통상적으로 우리는 ‘5건 중 1건의 기사를 읽으셨습니다.’ 같은 류의 문구를 자주 만나게 되죠.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흐름에도 약간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나 뉴욕타임스에 가면 더 이상 몇 개를 읽을 수 있다는 등의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특정 시점에 되면 불현 듯 ‘구독 장벽‘ 나타나서 결제를 요청합니다.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RJI의 연구와 실험

레이놀드 저널리즘 연구소는 이달 초 ‘페이월 메시지‘가 구독 수익과 전환율이 미치는 영향을 직접 실험해 봤다고 합니다. 이들 연구진은 페이월 기사수 관련 메시지를 크게 3가지로 분류해서 제시한 뒤 이것의 누적 구독 수익과 전환율을 추적했다고 합니다.

  1. Forward Count(한도 총량 + 읽은 수 표시형) : 예시, 5개 중 3건을 읽으셨습니다
  2. Backward Count(읽은 수 표시형) : 예시, 3건의 기사를 읽으셨습니다
  3. No Count(비표시형) : 없음.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어떤 문구가 구독 수익이나 전환율에 유리했을까요? 미리 한번 짐작해 보시죠.

여러 전제 조건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원문을 참고해 보시고요. 결과만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최상의 결과를 내놓은 쪽은 3번 비표시형이었습니다. 아래 그래프부터 보겠습니다.

2021년 1월19일부터 2월10일까지 테스트한 결과를 보면 3번 비표시형이 1, 2번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총량+읽은 수 표시형이 읽은 수만 표시한 유형보다 수익 확률도 더 높았네요. 하지만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습니다. 여기서 잠깐. 직접 돈을 벌었다는 게 아니라 데이터를 보고 돈 벌 확률을 예측한 거라는 점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전환율은 어떨까요? 전환율의 경우에서도 비표시형이 다른 두 가지 문구 유형을 넘어섰습니다. 다만 전환율에선 읽은 수만 표시한 유형이 둘 다 표시한 유형보다 높게 나타난 점이 조금은 달랐습니다.

우리에게 주의 함의들

수용자수익모델 - Mediagotosa
수용자수익모델(Audience Revenue Model) 혹은 독자 수익 모델에 대한 글만 모아뒀습니다. 후원, 구독, 멤버십 등을 수용자 수익 모델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아래 글은 하나씩 하나씩 읽어가보시기 바랍니다.

페이월 자체의 효과 : 연구진도 설명했지만, 페이월 자체가 독자들의 가입을 유도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페이월을 UX의 관점에서 보면,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연속적으로 소비하는데 걸림돌이자 방해물일 겁니다. 그것이 1차적인 전환 요인의 발생점이 되는 것이고요. 만약 그간 읽었던 콘텐츠가 충분히 독자에게 유익하고 가치가 높다면, 이 페이월이 지갑을 열게 하는 중요한 열쇠일 수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메시징 전략의 독자별 차별화 : 동일 마케팅 슬로건일지라도 기사 한도의 표시 여부가 수익과 전환율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의미심장합니다. 비표시형이 가장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는 것은 그만큼 마케팅 메시지에 대한 주의도와 영향을 키워냈다는 얘기일 것이고요. 한도+읽은 수 표시가 독자들의 회피 전략을 유발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는 추정도 가능할 겁니다.

최근 들어 계량형 페이월을 운영 중인 언론사들이 서서히 읽을 수 표시 등을 삭제하는 흐름도 이와 관련이 깊다고 생각합니다. 이들 언론사들은 엄밀하게는 ‘다이내믹 페이월’(Dynamic Paywall)을 운영하고 있기에 그에 따른 메시지 전략을 선택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도 됩니다. 몇 개의 기사가 남았다는 등의 메시지가 ‘다이내믹 페이월’에선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독자들의 구독 성향에 따라 그 수가 달라지기 마련이니깐요.

이럴 경우 메시지 전략도 다이내믹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독 성향이 아주 낮다면 광고를 내보내고, 구독 성향이 애매하다면 카운트를 해주고, 구독 성향이 높다면 곧바로 페이월을 보여주면 되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 페이월도 점점 진화를 거쳐 반응/대응형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우리는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페이월 전략이 국내에선 아직은 생소한 단계인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 도입을 강제받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은 분명해 보이기도 합니다. 제가 쌓아놓은 자료들이 향후에 여러 경로로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