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미디어고토사가 첫번째 포스팅을 올린 지 만으로 16년이 되는 해입니다. 2005년 5월17일, 오마이뉴스 블로그 ‘고민하고 토론하고 사랑하고’에 복사한 기사를 카피한 포스트를 시작으로 약 16년이 지난 셈입니다. 미디어를 본격적으로 다룬 건 그 이후이지만, 미디어고토사의 시작은 여느 초기 블로거들처럼 일종의 글 저장소였습니다. 보도자료를 붙여넣었고, 외부 칼럼을 저장해뒀고, 파일을 업로드 하는 용도로 적지 않은 기간 활용이 됐습니다.

그 사이 ‘고민하고 토론하고 사랑하고’라는 블로그명은 ‘미디어고토사’라는 하나의 디지털 출판 타이틀로 변화했고, 오마이뉴스 블로그라는 디지털 기반도 Ghost라는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진화했습니다. 약간은 세련돼지긴 했지만, 여전히 벗님들 입장에선 불편하고 허술해 보일 겁니다.

지난해부터 미디어고토사는 ‘미디어고토사 + 멤버십’이라는  유료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산업을 소개하는 단순한 블로그를 넘어 하나의 퍼블리케이션, 즉 매체로서 도약시키고자 하는 개인적인 바람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40분의 +멤버를 위해 부가 혜택을 설계했고, 등록 사용자만 볼 수 있는 몇몇의 콘텐츠도 분류하고 있는 중입니다. 본업과 병행하기 쉽지 않아 포스팅의 정기성을 띠지 못하는 한계가 분명히 있지만, 조금씩 조금씩 더 열의를 갖고 도전해 보고 있는 중입니다.

약속드린 대로 2월말까지 1차 시범 운영이 완료되면, 그 이후엔 어떤 방식으로든 새로운 운영 모델을 본격적으로 적용해볼 계획입니다. 그만큼 더 나은 혜택과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라고 보셔도 될 것입니다. 나름대로 준비도 하고 있고 공부도 하고 있긴 합니다만, 역시 만만한 작업은 아니라는 걸 매일매일 실감합니다.

미디어고토사는 이미 천명한 대로 저널리즘, 미디어 비즈니스, 미디어 기술 3개 분야와 관련해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드리는 미디어입니다. 짙게 드리운, 심지어 패배주의로 고착돼버린 뉴스 미디어의 비관론을 넘어서기 위해, 여러 대안을 제안하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하는 미디어입니다. 당면한 현실과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 현장에 계신 많은 언론인과 자주 이야기를 나눠야 하고, 그들의 고충에 공감해야 하고, 끊임없이 그들과 교류해야 합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저와 더 많은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자주 들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저널리즘은 신뢰과 공정의 문제와 씨름해 나갈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물음과 더 자주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용자들의 기대와 니즈가 변화하는 양상 속에서 저널리즘은 어떤 가치와 역할 모델로 다시 재건돼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고민들을 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흐름을 드러내고 대안의 담론을 소개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볼 수 있도록 애써볼 생각입니다.

저는 과거 제 글을 통해서 저널리즘이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방식에 대한 짧은 생각을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저널리즘은 민주주의에 필수’라는 고전적 명제를 다시금 곱씹어 보면서, 변화한 미디어 환경과 수용자 조건에서 이 명제가 어떻게 다시 기능할 수 있는가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사실 이 질문은 현장에 계신 저널리스트들이 조금은 시간을 내어서라도 더 깊이 더 다양한 관점에서 사유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은 작고하신 월러스틴 교수는 과학이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중립적 과학자상에서 오만을 자제하는 현명하고 사려 깊은 과학자상으로 옮겨가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저널리스트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이 한 마디에 저널리즘과 저널리스트의 역할 모델에 많은 힌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미디어고토사는 관련한 기초 자료를 더 많이 제공하도록 노력해 볼 계획입니다.

미디어 비즈니스 측면에서 수용자 수익 모델은 올해도 주된 화두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구독, 기부(후원) 이를 뒷받침하는 멤버십은 올해도 가장 뜨거운 수익 모델로 관심을 받게 될 것 같습니다. 과거에 성공 사례가 없었기에 앞으로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은 힘을 얻기 어려울 겁니다. 과거의 실패를 자양분 삼아 새로운 도전에 먼저 나서는 쪽이 가장 큰 이득을 얻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명하고 도전적이며 뚝심 있는 리더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도전의 계곡’에서 헤어나지 못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려는 관성은 큰 걸림돌이 될 겁니다. 이럴 때 리더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수밖에 없기에 리더십이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 봅니다. 뉴스 미디어의 리더십에 대한 정보도 더 많이 드릴 수 있도록 애써보려고 합니다.

끝으로 미디어 기술에 대한 것입니다. 이제 디지털 기술을 충분히 내재화하지 않고 저널리즘과 미디어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갈 수 있는 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모든 기술을 외재화하거나 외부에 의존하게 되는 선택지도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이 길은 결과적으로 수익의 종속화, 혹은 수익의 제어 불능 상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시점과 비교할 때 수익성의 악화는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적은 기자 인원이라는 제약 조건 하에서 저널리즘의 가치를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도 디지털 기술은 불가피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널리즘을 위해 ‘기술과 거리좁히기’는 더이상 외면하면 안되는 조류입니다. 늘 강조드리지만 권력을 부상하고 있는 기술진영을 감시하고 비판하기 위해서라도 기술에 대한 이해는 현재 수준보다 더 높아질 필요가 있습니다. 머신러닝을 이해하고 다루고 취재 현장과 비즈니스 업무에 적용하는 흐름은 올해도 유행처럼 번져나갈 듯합니다.

GPT 시리즈와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은 올해 한국 사업자들에게 의해 시도되고 소개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2020년 미디어고토사에서 가장 많이 읽힌 글 중 하나도 GPT-3를 주제로 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언어모델의 고도화는 언론 현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도움도 주게 될 듯합니다. 그런 만큼 미디어고토사도 늘 관심을 갖고 여러분들에게 관련 정보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략 3가지 분야에서 미디어고토사가 2021년 한해 집중하게 될 영역을 이렇게 정리를 해봤습니다. 사실 이보다 더 넓은 분야를 커버하게 될지 아니면 특정 분야로 한정해서 제공해 드리게 될지 저도 장담을 못하겠네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여러분들이 궁금해하는 질문, 해결되길 간절히 바라는 문제에 더 많이 천착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트렌드는 그저 트렌드일 뿐입니다. 그러한 트렌드는 뉴스와 저널리즘의 미래를 구성하는데 작은 하나의 힌트일 뿐일 겁니다. 그 트렌드에서 미디어고토사는 수용자들의 요구를 읽어 낼 것이고, 그 요구에 조응하는 또다른 대안과 해법을 제안을 드릴 것입니다. 또한 미디어고토사 편집장으로서 미디어고토사 수용자들인 벗님들의 요구사항에 더 많이 집중을 해보려고 합니다.

‘미디어고토사+’라는 후원형 멤버십 프로그램이 3월부터는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지 저도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저와 여러분들이 건강하고 유익하며 지속가능하게 교류를 주고받을 수 있는 최적의 형태를 찾아내어 그 방향으로 이어나갈 것을 약속드리면서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올해도 미디어고토사를 많이 자주 찾아와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2021년 새해, 기대했던 모든 것을 이뤄내는 행복한 한해를 만들어 가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미디어고토사 편집장 이성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