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지학적 수용자 연구에 대한 비판적 성찰 :
국내 연구사례에 대한 분석과 평가

이성규(박사과정 2학기)

  1. 문제제기
    최근 들어 질적 연구 방법론을 적용한 연구가 확산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민속지학적 방법은 실제 연구를 수행할 때 이 연구방법을 엄격하게 적용시키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지적돼왔으며 미디어 연구에 있어 민속지학적 연구들은 연구 전통 혹은 방법론이 불분명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것의 성과만큼 수용자 연구에 있어 민속지학적 방법의 적용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는 매우 부족했다.
    1980년대 이후 진행된 민속지학적 수용자 연구의 흐름을 살펴본다
    민속지학적인 수용자 연구의 연구 초점, 활용 방식과 연구 경향을 파악한다
    이러한 접근의 방법론적 쟁점을 살펴봄으로써 민속지학적 접근방법의 의미와 한계를 논의한다

  2. 수용자 연구와 민속지학적 접근
    1) 미디어 연구에 있어 질적인 접근
    질적인 연구는 사회해석학적 전통 범주에 해당되는 학파들, 특히 현상학, 민속방법론 및 상징적 상호작용론과 밀접히 연계돼있다
    질적 연구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해석주의적인 철학적 입장을 기초하고 있다
    (2) 사건, 행위, 가치 등을 연구대상자들의 시각에서 관찰한다
    (3) 질적 연구는 자료가 창출되는 사회적 맥락에 보다 관심이 있다
    (4) 분석과 설명 방법에서 복합성, 세부사항, 맥락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둔다
    (5) 질적 연구는 자료를 만들어내는 방법이 유연하며 비교적 개방적이고 비구조화된 연구전략을 채택하는 경향이 있다
    (6) 이론과 개념과 설정 및 검증이 자료 수집과 동시에 진행되는 접근방법을 선호한다

2) 질적 접근에서 수용자 연구의 흐름
● 미디어 텍스트에 대한 수용자 해독과 수용에 관한 연구는 해석적/현상학적 접근으로서 이해된다
● 해석적 접근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언어와 상징의 역할, 그리고 의미의 공유과정으로서 상호작용과정을 강조하고 미디어의 이데올로기적 효과나 사회적 의미 구성에 관심을 둔다
●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의미 창출자로서 수용자상은 홀의 부호화/해독 모델을 통한 텍스트와 수용자에 대한 이론적 전개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 홀의 모델은 특정 텍스트에 대한 해독의 의미와 해독자의 사회적 위치에서 비롯된 경험 사이의 일치 여부를 탐구하는 작업을 발전시킴으로써 텍스트의 지배 이데올로기 분석에 치중됐던 기존 해석학적 연구에서 벗어나 수용 연구로 관심의 이동을 가져왔다.
● 홀의 부호화/해독 모델은 이후에 몰리의 ‘The Nationwide Audience’ dsurn를 포함한 몇몇 경험적 텔레비전 수용 연구를 통해 검증됐다
● 몰리 연구에서 중요한 발견은 홀의 가정과는 달리 시청자의 해독이 사회적 위치에 의해 직접적으로 규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 몰리의 연구는 텔레비전 텍스트 해독과 수용자의 위치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수용자를 개인이나 대중이 아닌 사회적 주체로서 개념화하여 수용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단 성, 연령, 인종, 종교 등 수용자의 다양한 사회적 위치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 피스크는 텍스트를 대중의 일상생활 속에서 완성되는 의미와 즐거움의 촉발제로서 보았는데 대중은 단순히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미와 즐거움을 생산해내며 이는 곧 문화 산물에 부여된 지배적 의미에 대한 저항적 실천으로 귀결된다.
● 즐거움을 허위적인 것으로 상정하는 이데올로기 분석이 소홀해왔던 일상성에 주목하여 매일매일의 삶 속에서 수용자들이 미디어 수용을 통해 느끼는 즐거움과 의미를 설명하고자 했다

3) 민속지학 현장에 들어가 표면적으로든 암묵적으로든 일상적인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과 인터뷰를 통해서 문화적 맥락 속에서 주체의 실천을 기술하고 해석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몰리와 실버스톤)
적 수용자 연구
● 해석적 패러다임에서의 질적 연구들이 텍스트 중심적인 연구에서 수용자 중심으로 방향 전환을 하면서 많은 경험적 수용자 연구들은 실제 미디어 수용이 이뤄지고 있는 일상 생활 속에서 수용의 의미를 설명하고자 했다.
● 미디어 수용의 특성을 맥락적 차원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질적인 수용자 연구들은 대부분 민속지학적 접근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 미디어 수용자 연구 분야에서 사용되는 민속지학적 접근은 몇 가지 방법론적 문제점이 지적
● 질레스피 : 집중적이고 장기적인 현지 조사가 결여돼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질적인 방법으로 지칭되는 게 마땅하다 주장
● 나이팅게일 : 현장에서 수행된 경험적 수용자 연구를 합리화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을 뿐이라고 지적
● 비판에 대한 비판
● 수용자 연구가 인류학적인 민속지학적 접근 방법을 재생산한다기보다는 변형한 것으로 이들 수용자 연구는 의미 투쟁에 대한 탐구라는 점에서 인류학과는 다른 목적으로 가지고 있다
● 연구자의 장기간 동안의 참여 관찰과 같은 인류학에서 요구하는 민속지학의 조건은 필수조건이라기보다는 연구 목적에 따라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 장기간의 참여나 관찰을 강조하는 인류학적 민속지학의 입장 외에 기술(description)이나 해석을 강조하는 입장이나 타문화가 아니 ㄴ연구자 자신이 속한 문화권에서 수행된 인류학적 연구들 또한 민속지학적 미디어 수용자 연구에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 민속지학적 수용자 연구는 수용자 삶의 경험을 두껍게 기술하고 수용집단의 미디어 수용을 둘러싼 전반적인 과정에 대한 보다 자세하고 깊이 있는 분석의 필요성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받을 수 있다
● 민속지학적 접근의 명백한 특성이라 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의 미디어 소비의 이해는 양적인 방법들과는 구별되는 민속지학적 방법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1. 분석 대상과 절차
    ● 수용자 연구에서 민속지학적 연구 방법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연구 사례를 분석하고자 한다.
    ● 분석 대상 논문 : 1994년부터 2005년 상반기까지의 기간 동안 학술지에 게재된 수용자 연구 논문들 중 민속지학적 ‘수용자 연구’로 분류될 수 있는 논문만 선정
    ● 최종적으로 선정된 분석 대상 논문은 17편
    ● 분석 절차
    ● 연구 주제, 연구 참여자 및 연구 대상 매체 확인
    ● 이론적 논의와 연구 방법 파악
    ● 연구 경향을 3가지, 텍스트 해독에 관한 연구, 미디어 소비에 관한 연구, 하위 문화 연구로 구분

  2. 한국 민속지학적 수용연구의 적용 사례와 동향
    1) 연구 참여자 및 대상 매체(86쪽, 표1 참조)
    ● 수용 연구 대부분이 텔레비전 수용 연구에 집중 : 서구 초기 민속지학적 수용 연구들과 유사
    ● 텔레비전 수용자 연구의 대부분이 드라마 : 수용 연구가 다양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 2000년 이후에는 수용 연구에 있어 인터넷 등의 새로운 매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

2) 이론적 논의와 연구 방법
● 다수의 연구들은 의미 생산의 능동적인 주체로서 수용자를 바라보는 홀의 부호화/해독 모델 및 피스크의 능동적 수용자론 혹은 일상생활 속의 능동적 실천으로서 수용 행위를 바라보는 드 세르토의 논의에 기반하여 수용자의 의미 생산과 문화 실천을 고찰하고 있는 반면
● 연구 방법을 살펴보면 2편을 제외한 모든 연구들이 심층인터뷰를 주요 방법으로 채택하고 있었다
● 몇몇 연구들은 심층 인터뷰만으로 이루어지는 조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타 부가적인 방법으로 참여 관찰, 집단토론, 그리고 설문조사를 병행하고 있었다.
● 현장 연구의 결과와 해석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원적 방법론적 측명의 필요성이 지적된다.(88쪽)
● 대부분의 연구들이 연구방법에서 특정 연구 방법을 선택한 이유나 연구 설계와 절차에 대해 자세한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
● 또한 연구 설계와 절차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이 제시되지 않고 대부분 연구대상자의 특성과 연구방법 인터뷰 기간과 소요 시간 정도의 간단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 분석대상 논문들 대부분이 연구자의 통제, 개입이나 연구 참여자와의 상호작용 문제 등과 같은 방법론적 이슈에 대한 관심이 결여되어 있었고 이와 관련하여 이들 논문들이 갖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자기 성찰성에 대한 논의가 거의 드러나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 연구는 항상 연구자의 특정한 관점으로부터 현실을 해석하고 구성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연구자는 자신의 사회적 배경이나 가치, 신념을 비롯한 자신의 주관성이 연구세계를 관찰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행위를 해석하고 연구 참여자와 대화하는 방식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의식적으로 해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3) 민속지학적 수용연구의 경향
● 텍스트 해독 연구 6편, 미디어 소비에 대한 연구 5편, 하위문화 연구 6편
● 텍스트 해독 연구와 미디어 소비 연구의 구분은 몰리와 실버스톤이 민속지학적 수용자 연구의 접근방법을 수용분석과 민속지학적 방법으로 구분한 것과 유사한데, 수용 분석은 텍스트 해독 연구에 민속지학적 접근 방법은 미디어 소비 연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 텍스트 해독 연구들은 텍스트 의미 생산에 있어서 수용자의 능동성을 기반으로 수용자의 저항성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미디어 소비 연구는 수용자들의 일상 생활 속에서 미디어 혹은 특정 장르를 어떻게 경험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 예, 전규찬은 어린이의 텔레비전 만화영화 시청이 가정 내 권력관계 즉, 부모의 규율적 통제력에 의해 조건지어지고 어린이가 느끼는 만화영화의 재미가 아니라
● 하위 문화 연구는 노동자 집다, 일본 대중문화 동호회 집단, 팬픽 활동 집단과 팬클럽과 같은 특정 하위 집단들의 대중문화 실천과 하위문화적 특성을 밝혀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1. 결론 : 민속지학적 수용자 연구의 방법론적 의미와 한계

분석 결과 요약
민속지학적 수용자 연구의 연구 참여자로서 사회적, 담론적 위치에 있어 매우 다양한 수용자 집단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반면, 대상 매체로서는 텔레비전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법론으로 대부분 심층인터뷰를 주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었으며 몇몇 연구는 부가적으로 제한된 참여 관찰이나 편지분석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다원론적 방법론적 측량은 많지 않았다.

방법론상의 문제를 종합하면
● 첫재, 실증주의 관점에서 비판받아 왔던 민속지학적 자료의 특성, 즉 자료의 상대적 주관적 특성과 이로 인하여 과학적 분석에 부적합한 것으로 간주되어 왔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 연구자의 주관성이 연구과정과 결론의 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석적 연구에서는 보다 믿을 만하고 확실한 자료를 얻기 위하여 연구자가 참여자로부터 객관적 거리를 얼마나 유지했느냐보다는 얼마나 현상에 가깝게 다가갔는가 하는 근접성의 정도가 타당도로 간주되기도 한다.
● 둘째, (평균 1~2시간 정도의 인터뷰를 주된 방법) 이러한 접근 방법은 연구 참여자에 대한 일상적인 정보를 수집하는데 있어서 한계를 갖고 있다고 할 것이다.
● 인류학적 민속지학으로부터 제공되는 중요한 함의로서 수용집단의 시각에서 그들 삶의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라든가, 하나의 사회적 과정으로서 미디어 수요에 대한 이해, 그리고 수용자의 생생한 경험에 대한 심층적인 기술과 분석 등이 민속지학적 수용자 연구에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기성찰성
● 이러한 연구는 중립성이나 객관성의 신화 속에 연구자 혹은 연구 작업을 위치시키기보다는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들 간의 상호교류가 중요시되며 연구 작업에 개입되는 연구자의 학문적인 권위나 사회적 역사적 위치가 연구나 연구 참여자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에 대한 부단한 자기반성적 사유를 필요로 한다.
● 따라서 보다 중점을 두어야 할 문제는 각각의 연구들이 선택한 연구방법의 근거나 타당성, 연구 설계 미 절차의 구성, 그리고 자료수집이나 해석에 있어 연구자 관여 등의 문제들에 대한 자기 성찰성에 대한 논의라 할 것이다.
● 주관성에 대한 자기성찰은 연구의 제한점이라기보다는 독자로 하여금 연구 작업에 관여된 연구자의 영향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보다 나은 해석과 읽기를 위한 자원으로 간주될 수 있다.
● 민속지학적 수용자 연구는 엄격한 과학적 분석을 기초로 정확한 사실과 포괄적이고 완전한 진실을 추구한다기보다는 특정한 역사적, 문화적 입장으로부터 현실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는 접근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