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뉴스/소셜미디어와 시민저널리즘 2009/05/15 12:16 몽양부활

"주관적인 글쓰기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태터앤미디어 이성규 팀장은 “형식적인 객관성을 유지하는 글쓰기는 경쟁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 팀장은 오히려 주관의 총합이 객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관을 선명하게 드러내되 서로 소통하고 차이를 인정하고 대안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고준성 다음 오픈플랫폼 팀장도 “블로거들이 객관화의 틀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용석 건국대 교수는 블로그는 이미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고 대중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 교수는 “검증된 정보에 기초하되 자신이 쓰는 글의 영향력과 그 책임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하고, 공중의 이익을 우선하고 정치적이거나 상업적인 이익에서 독립해야 한다는 최소한의 양심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님이 쓴 '주류 저널리즘 넘보는 블로거들, 수익모델 확보가 관건?'에 제 코멘트가 인용됐네요. 이정환님과 통화를 하면서 드렸던 내용의 일부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제 생각을 조금더 부연해볼까 합니다. 객관 저널리즘 그리고 주관 저널리즘에 관한 제 관점을 풀어서 설명드리려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블로그가 좇아야 할 서술 및 진술 방식, 이를 통해 추구해야 할 저널리즘의 포맷을 이야기하려는 것입니다.

블로그는 '주관 저널리즘의 객관 지향' 실험 공간

위 기사에서 볼 수 있듯 저는 주관의 총합이 객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연유는 한 기사, 하나의 아티클을 통해 객관성이 달성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기자의 주관이 기사에 투사될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객관성을 가장한 기사를 통한 여론의 호도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반의미론자인 하야카와 교수에 따르면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진술 방식 3가지는 ▲ 보고 ▲ 추론 ▲ 판단 이라고 합니다. '보고' 중심주의가 객관 저널리즘이라고 할 수 있죠. 이들 일반의미론자들은 다음과 같이 얘기합니다.

"이러한 언어표현을 통해 만들어지는 모든 메시지나 컨텐츠는 추상성과 실제 사이의 차이를 나타내기 마련이며, ‘주관의 객관화’ 즉, 투사라는 개념은 어떤 진술일지라도 어느 정도는 말하는 사람 자신에 관한 진술이기 때문에 주관적이다. 그러므로 객관성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 준다. 따라서, 적절한 수준의 추상화를 취하고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주관성을 극복하기 위해 증명할 수 있는 진술이나 보고(report)의 형식을 사용토록 해야 할 것이다."

논증형 주관 저널리즘이란?

저는 블로거들이 블로그에 쓰고 있는 일반적 기술 방식을 논증형 주관 저널리즘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근거 없는 오피니언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사실, 인용 등 구체적인 팩트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결론을 드러내는 방식이죠. 하야카와 교수의 진술 유형 중 ▲추론 ▲판단에 가까운 글쓰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 언론사들이 익숙해있는 객관주의적 보고 방식은 무미건조함과 '의도의 왜곡'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수없이 제기됐습니다. 객관을 표방하고도 가장 주관적인 논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한국 언론의 현실입니다. 그로 인해 신뢰의 하락이 초래됐습니다. 이러한 글쓰기와는 분명 차별화돼야 한다고 보고 또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용석 교수의 견해와도 크게 상충되지 않습니다. 황 교수님은 "검증된 정보에 기초하되 자신이 쓰는 글의 영향력과 그 책임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하고, 공중의 이익을 우선하고 정치적이거나 상업적인 이익에서 독립해야 한다는 최소한의 양심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블로그의 글이 유통되는 곳은 웹입니다. 보이지 않는 '견제의 눈'이 존재하고 있고 집단의 지혜에 의해 자연스럽게 필터링되는 건강한 생태계에서 유통됩니다. 책임성과 윤리를 위반할 경우 '보이지 않는 견제의 눈'은 그 즉시 나타나 해당 글의 확산에 제동을 겁니다. 블로거들이 책임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몇 몇 사례가 있긴 하나 특정 블로거의 필명을 거론해야 하는 이유로 직접 언급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다만 황 교수님의 말씀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검증된 정보'에 대한 '엑세스 월'(Access Wall)이 더 낮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학계도 언론계도 정부도 함께 나서야 하고요. 블로거들에게 공인된 검증된 정보가 더 많이 제공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극주관' 저널리즘은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독자는 주관 저널리즘을 좋아한다

기성 언론도 오피니언면을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미디어 분야 사회학자인 허버트 갠즈는 자신의 저서 ‘저널리즘, 민주주의에 약인가 독인가’에서 뉴스 미디어가 더 많은 의견을 실어야 하는 근거 2가지를 제시합니다.

“자세히 취재를 한 기자가 구체적인 현장 정보에 근거해 제시하는 의견은 충분히 가치 있는 견해로 볼 수 있고, 이는 독자들과 공유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뉴스 기사가 사실뿐 아니라 의견을 포함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기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이미 기사에 자신의 생각을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뉴욕타임스는 사설 칼럼을 강화하기도 했죠. 일부 한국 언론도 오피니언면의 면수를 더 늘리기도 했습니다. '논증형 주관 저널리즘'에 서서히 익숙해지고 있는 독자들을 잡으려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널리즘의 미래는 다양한 주관의 총합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한 개의 블로그 포스트는 블로거가 쓴 본문과 본문에 연결된 하이퍼링크, 댓글 그리고 트랙백으로 구성됩니다. 독자는 이 네가지 요소를 통해 글의 품질,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게 됩니다. 꾸준히 포스트가 보완된다는 점에서 완성된 글이 아니라 완성돼가는 글인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이 네가지 요소는 모두 논증형 주관의 결과물들입니다. 이 주관들이 하나의 주제를 놓고 길게 상호소통하고 경쟁합니다. 관점의 다양성이 제시되기도 하죠. 기존 언론사의 기사에는 부족했던 요소들입니다.

저는 앞서 주관의 총합이 객관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어떤 한 학자는 개체의 총합이 객관이다라고 정의하시기도 하더군요.) 이러한 다양한 주관적 관점이 경쟁하면서 '객관성'이라는 커뮤케이션 메시지를 낳게 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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