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자율성을 다시 생각하기

  • 과학과 기술은 지나치게 자율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랑받기도 하고 미움받기도 한다.(21)
  • 그들은 말하기를 “다행스럽게도 과학은 정치의 관심사, 분쟁, 이데올로기, 종교와 완전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과학의 권위는 다른 것들에 휘둘리지 않고 자율적입니다. 바로 여기에 과학의 가장 중요한 미덕이 있습니다. 과학기술은 자율적이기 때문에 참이거나 효과적입니다.”(22)
  • 내 강의의 목표는 바로 이 과학기술의 자율성이라는 관념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이다.
  • 2009년 7월21일자 르피가로 ‘신종 인플루엔자, 정치적 문제가 되다’
  • 2009년 8월28일자 르몽드의 세계야생생물기금 광고 ‘야생동식물종의 무역거래를 금지하는 국제협약에 참다랑어가 등재되는 것을 지지한다’는 사르코지 말을 인용
  • 이론적으로는 과학의 문제와 정치의 문제를 잘 구분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문제가 그렇게 명확하게 딱 떨어지지 않는 듯하다(24)

아르키메데스의 세 가지 기적

  • ‘플루타르코스이 영웅전’에 아르키메데스가 시라쿠사 포위전에서 담당했던 역할에 대한 이야기(26)
  • 시라쿠사 왕 ‘히에론’-로마 장군 ‘마르켈루스’ : 포위된 시라쿠스 대항 전략에 아르키메데스 관여
  • 이 그리스인 이야기가 나의 흥미를 끄는 까닭은 과학기술의 자율성에 대한 이중의 언어가 이미 1800년 전에 만들어져있을 뿐 아니라 그 후로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가 없기 때문이다.(27)
  • 이야기의 요약
    • 아르키메데스 : 지렛대의 원리를 발견하고 몹시 기뻐해 왕에게 자랑
    • 히에론 왕 : 물리학, 정역학, 자연의 힘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음
    • 아르키메데스는 왕실 선단의 돛대 3개짜리 상선을 겹도드래의 작용에 힘입어 사람과 화물을 실은 상선을 끌어올림
    • 단 한 명의 사람이 수많은 선원과 군인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29)
  • 히에론 왕은 “아르키메데스가 큰 것과 작은 것 사이의 힘의 관계뿐 아니라 로마와 시라쿠사의 힘의 관계도 전복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 기하학에서 은밀하게 지정학으로 넘어간 것이다.
  • 아르키메데스는 마르켈루스 군대에 맞서 시라쿠사의 방어체계를 재정비하고자 일종의 ‘미니 핸해튼 프로젝트’에 연루된다.
    • 1막 : 아르키메데스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려고 히에론 왕을 찾아간다
    • 2막 : 히에론 왕이 아르키메데스에게 그 아이디어가 실제로 유용한지 증명해 보이라고 한다
    • 3막 : 아르키메데스는 멋지게 성공을 거두고 혼자 힘으로 로마인들에 맞서 시라쿠사를 지킨다
    • 4막 : 아르키메데스는 어떠한 실용적 고찰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 과학인문학의 첫 번째 정의를 원한다면 어느 한 막이 아니라 희곡 전체를 고려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하겠다.(33)
  • 아르키메데스의 과학은 처음엔 ‘완전히 자율적’ – 과학은 기술과 군사적 방어의 완전히 연속선상 – 다시 완전히 자율적
  • 사람들은 늘 이 이야기를 과학과 정치계의 절대적 구분, 상대적이고 일시적이며 부분적인 구분이 아닌 절대적 구분을 강조하는데 이용한다(34) 나는 어느 한 국면으로 축소하지 않고 모든 막을 함께 볼 것이다.

과학인문학이란 무엇인가

  • 인식론자(가스통 바슐라르 학파에서 수학한 프랑스 인식론자)는 과학이 진정 과학적인 것이 되려면 과학을 타락시키거나 무효화할 위험이 있는 모든 것과의 연루에서 차츰 빠져나와야 한다고 본다.(35)
  • 나는 정치인식론을 가르친다고 말할 수 있다.

첫 번째 개념 : 번역과 구성

  • 개념 : 번역, 단절, 우회, 구성
  • 우회 안에는 어떤 약속과 위험이 함께 있다(39)
    • 약속 : 왕이 반드시 원래 목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 위험 : 원래 목표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
  • 행위란 이러한 연쇄들로 엮인 것, 즉 관심사, 실천, 서로 다른 언어 (전쟁의 언어, 기하학의 언어, 철학의 언어, 정치의 언어)들이 겹겹이 쌓인 층상과 비슷하다.(39)
  • 번역은 베끼고, 순서를 바꾸고, 옮기고, 다른 말로 바꾸는 그 모든 것, 따라서 변형하여 전달하기이다.(40)
  • 과학과 정치는 크게 보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두 가지 유형의 활동인 것이다. 그래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경로들은 서로 얽히기도 하고 다시 떨어져나가기도 한다. 사실 행위는 언제나 구성되며 이 구성의 합은 언제나 애매하다.
  • 과학은 그 태도에 따라 다른 행위 경로들과 연결되고 필요한 우회를 받아들이게 하고, 약속을 실현하고 언제나 미묘한 작용을 통해 구성되는 집합체의 중요한 출처로 인정받기에 관심을 끌든가(이익을 가져다주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할 것이다. 관심/이익은 결코 단숨에 주어지지 않으며 구성에 따라 좌우된다.
  • 경구피임약의 사례 : 누가 경구피임약을 발명했는가

  • 사회적 풍속의 상황, 생어의 행동주의, 맥코믹의 돈, 스테로이드 원자고리의 화학적 연결구조, 법제적 변화, 국회의 피임약 찬반논쟁, 화학 산업의 역량, 사용자의 반응, 의학적 모니터링 결과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 이처럼 이어진 우회와 접합에 대해 결국 전체 운동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는 이차적인 문제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왜 그럴까? 그 문제는 우회와 구성의 움직임 ‘다음에'(시간적으로) 오기 때문이다.(42-43)
  • 과학의 자율성이란 뒤늦은 임의적 분할에 지나지 않는다. 그 임의적 분할은 이 번역과 이익분배 작용에서 특정 요소들을 고립시켜 이해할 수 없는 대립을 만들게 마련이다.
  • “스테로이드와 풍속 사이에는 어떤 교집합이 있을 수 있을까?” 사실은 나란히 늘어놓고 보아야 하는 분리된 두 영역이 아니라 하나의 유기체에서 함께 벋어나가는 두 갈래의 가지이다. (44)
  • (과학과 기술에 대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은) 확실한 경계와 고유한 역사를 지닌 ‘과학’이랄 만한 것을 분할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