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시작과 문제점

비트코인은 실명이 밝혀지지 않은 누군가가 2008년 8월 bitcoin.org를 매입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그해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으로 ‘비트코인 p2p 전자화폐 문서’라는 논문이 발표됐다. 이 논문에는 비트코인을 설계한 배경과 작동 방식이 비교적 간략하게 소개돼있었다. 사토시는 이 논문에서 금융기관의 중재방식에 따른 거래비용의 상승을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지적했다(Nakamoto. 2008).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기 방식을 예방할 수 없는 한계, 특히 이중지불 문제를 중앙통제방식으로 입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핵심 문제로 끄집어냈다.

사토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으로 ‘직접 거래하는 전자화폐 시스템’을 제시했다. 이 시스템은 분산 타임스탬프 서버를 이용해 개인 대 개인간 거래를 확증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이 과정에서 애덤 백의 해시캐시라는 개념을 도입해 실제 비트코인 거래 시스템에 적용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는 신호인 셈이다.

비트코인 블록이 처음으로 생성된 시점은 2009년 1월 3일이었다. 그리고 6일 뒤 비트코인 0.1버전이 발표됐는데 여기에 총발행되는 코인수가 21만 개라고 못 박았다. 사실상 이때부터가 비트코인 거래의 시작점이라고 발 수 있다.

비트코인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몇 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의 바탕인 블록체인의 파일 사이즈였다. 애초 사토시는 블록체인에 대한 해킹 공격을 예방하고 보호하기 위해 블록 사이트를 1MB로 작게 설계를 했다. 문제는 작은 블록 사이즈로 인해 거래 등에 문제가 발생했다. 예를 들면, 작은 사이즈로 인해 거래량이 제한이 되고, 제한된 거래량으로 인해 채굴 비용이 상승하는 문제다. 이는 2008년 설계 당시부터 안고 있었던 한계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관련 이해집단의 갈등을 노출하는 핵심 요인이 됐다.

해석적 유연성과 이해관계집단의 출현

블록 사이즈의 한계는 크게 두 관련이해집단의 갈등을 불러왔다. 채굴집단과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 집단이다. 이들 채굴집단과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 집단은 비트코인 설계 당시부터 안고 있었던 한계에 대해 어느 다른 집단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비트코인 거래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었고, 그에 따른 문제는 점차 뚜렷해지는 상황이었다. 이를 블록체인 스케일 논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미래를 상상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비트코인 코어 개발 집단과 채굴업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BIP1411 선언에 일정 정도 합의했다. BIP141은 전자서명을 블록에서 분리해 관리하는 세그윗(SegWit)을 도입하는 내용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1MB라는 블록 사이즈의 상대적 규모를 확장해 거래량 증가에 대응하자는 제안이었다. 2017년 11월15일까지 전체 해시 파워 95% 동의하면 소프트포크2를 시작한다는 제안이었다. BIP141로 스케일 논쟁이 종결되는 듯했지만 관련이해집단 모두의 동의를 받지는 못했다.

비트코인 채굴집단(Bitcoin Unlimited)은 기존 비트코인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BIP148를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BIP148의 핵심은 사용자들이 세그윗이 아닌 블록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경우 채굴집단은 그들의 채굴 행위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등을 사용자로부터 얻어낼 수 없게 된다. 물론 체굴집단은 세그윗을 전제로 한 BIP141에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었다.

채굴집단은 블록의 크기를 하드포크를 통해 유동화하자는 의견을 여전히 고수했다. 이를 긴급 동의(Emergent Consensus)라고 부른다. 채굴집단 입장에서는 세그윗은 그들의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이었다. 전자서명을 분리 저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그간의 채굴 방식은 사실상 무효화되고 새로운 알고리즘에 걸맞는 채굴 파워를 갖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들은 여전히 하드포크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BIP148은 ‘세그윗2X’ 도입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 집단이 지지하는 세그윗 도입과 채굴집단이 지지하는 하드포크를 함께 적용하는 안을 담고 있다. 양 집단의 희생을 바탕으로 논쟁을 종결시키자는 제안이라고 볼 수 있다. 2017년 8월1일 BIP148을 위한 세그윗이 단행되면서, 비트코인 코어 개발 집단의 이해는 사실상 관철됐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 스케일 논쟁은 1차적으로 부분 종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발 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비트메인이라는 채굴기업은 BIP148을 지지하는 듯하다 결국 이 진영에서 이탈했다. 자체적으로 BIP91을 선언하고 그해 8월1일 그들의 방식대로 하드포크를 단행하게 된다. 비트코인과의 사실상 이별 선언인 것이다. BIP91은 세그윗2X 실행을 근간으로 한다. 세그윗을 수용하는 대신 블록을 2mb로 동시 증가시키는 옵션이었다. 그 결과로 비트코인캐시라는 비트코인과 분리된 아류의 암호화폐가 등장하게 된다.

결론과 함의

요약하면, 비트코인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 집단과 채굴집단은 각각의 해석적 유연성에 따라 소프트포크와 하드포크라는 서로 다른 선택지을 내놓게 됐다. 전자가 세그윗에 기반한 비트코인의 분리 구조 기술을 탄생시켰다면, 후자는 비트코인 캐시라는 새로운 아류 암호화폐 기술을 만들어내게 됐다.

관련이해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비트코인 기술을 만들어낸 요인은 경제적 이해와 그것의 주도권 다툼이었다고 볼 수 있다. 비트코인 알고리즘을 장악한 코어 개발자 집단은 비트코인의 활성화와 이에 따른 비트코인 가치의 증대가 주된 목표였다. 이 과정에서 채굴집단의 이해관계를 반드시 수용할 이유는 없었다. 반면 채굴집단은 세그윗이라는 알고리즘 변화는 그들이 채굴하는데 활용했던 수많은 장비들을 무력화하면서 경제적 이해를 앗아갈 수밖에 없는 선택지였다. 용량을 2배로 증가시키는 하드포크가 그들의 이해관계엔 더 잘 맞아들어가는 옵션인 것이다. 결국 세그윗의 도입과 비트코인 캐시의 분리라는 결론을 통해 일차적으로 둘 간의 논쟁은 종결된 상태다. 하지만 갈등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는 상태여서 아직 안정화를 거론하기엔 이르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이 ‘얼터너티브 코인’이라는 외부 개발자 집단은 제외했다.

참고 자료

  • Nakamoto, S. (2008).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
  • 비트코인의 현재와 향후 진로. Steemkr. penboy.
  • CrytoWiki
  • BIP들 정리
  • 비트코인과 스케일링 논쟁

  1. BIP는 Bitcoin Improvement Proposal 즉 비트코인 개선 제안의 준말이다. 비트코인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선언과 제안이 BIP라는 이름으로 공유되고 있다. 

  2. 소프트포크와 하드포크는 구조 변경의 범위에 따른 구분이다. 소프트포크는 일반적으로 블록 저장 용량의 50~60%를 차지하는 서명만 분리하는 작업을 의미하는데 반해 하드포크는 1mb인 블록 크기를 아예 2mb로 늘리는 작업이다. 업데이트의 규모 자체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