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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3일, 니먼 리포트에 흥미로운 기사 하나가 걸렸습니다. ‘신문의 디지털 독자 수익을 구축하기 위한 8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형 스토리입니다. 영국과 스페인에서 독자 수익 모델로 성공한 사례들의 공통점 혹은 차별점 등을 정리한 것인데요. 수용자수익모델을 검토하는 국내 언론사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꼼꼼하게 번역하는 것보다 핵심을 요약하고 여기에 제 견해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정리해봤습니다. 니먼 리포트의 이 기사는 로이터 연구소의 보고서를 요약한 것이라고 합니다.

필요하다면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재정의하라

언론사 : 영국 가디언
사례 설명 : 멤버십 모델을 처음 시작할 당시, 가디언은 핵심 독자층을 3단계로 구분하고 이들에게 이벤트 티켓을 할인하거나 제공하는 방식을 선보였습니다. 예를 들면, 월 15파운드를 지불하는 파트너들에겐 편집국 등이 개설한 관련 이벤트의 가격을 할인해주는 조건이었습니다. 나름 초기엔 이 가치제안이 괜찮은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법인의 확장 비용을 감당하기엔 여전히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러나 큰 전환점을 마련하게 됩니다. 멤버들에 대한 이벤트 할인 방식에서 가디언 저널리즘에 대한 가치 제안 중심으로 바꾼 거죠. 당시 편집 총책임자였던 앨런 러스브리저는 “독자들은 티켓에 대해 그리 열광적이지 않았다. 많은 독자들은 우리의 저널리즘이 공공재로서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될 수 있다면 돈을 낼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더라”고 회고했습니다.

가디언의 가치제안 재정의는 지난해 65만명 자발적 지원이라는 큰 성과를 달성해냈습니다. 이벤트 중심의 멤버십 모델을 저널리즘의 공공적 가치, 언론사가 응당해야 할 저널리즘의 책무를 강조함으로써 만들어 낸 결과였던 거죠. 당시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도 이쪽이었다고 합니다.

디지털 프로덕트에 집중하라

언론사 : 스웨덴 신문 ‘Dagens Nyhelter’
사례 설명 : Dagens Nyhelter’ 수익의 2/3는 종이신문으로부터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새롭게 부임한 리더가 “여러분들의 목표가 디지털 충성도를 구축하는 것이라면, 디지털 고품질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선언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고품질이 구독자를 부른다’는 선순환의 고리를 찾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디지털 구독 모델을 중심에 두기 시작하면서 이 신문은 뉴스의 디지털 제품을 생산하는데 주력했다고 합니다. 혁신적인 프로덕트가 새로운 독자를 데려올 수 있다는 그들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 나선 것이죠. 이를 위해 VR이나 오디오북 같은 새로운 포맷의 스토리를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성과는 곧 나타났습니다. 종이신문 구독자의 73%가 스톡홀름 시민이었는데, 새 프로덕트로 가입시킨 독자의 60%는 스톡홀름 외 지역 거주자였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서 이 신문은 “새로운 독자들이 품질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그걸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게 됐다”고 합니다.

수용자수익모델을 단순히 콘텐츠 유료화라고 접근하시는 분들에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새로운 뉴스가 디지털 프로덕트로서 재가공되거나 재생산돼야 하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쓸데없는 건(stuff) 중단해라

언론사 : 스웨덴 신문 ‘Dagens Nyhelter’
사례 설명 : 2번의 연장선 상에서 이 신문의 기자들은 독자들의 거의 읽지 않는 기사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난 뒤 생산하는 기사수의 15%를 줄였답니다. 의외로 트래픽은 더 늘어났죠. 이러한 유사한 사례는 가디언과 르몽드에서 관찰됩니다. 수용자수익모델을 운영할 때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유지하는 건 무척 중요한 항목이라는 게 이들 언론사들의 한결 같은 조언입니다.

탁월한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라

언론사 : 가디언 등
사례 설명 : “전세계 뉴스 사이트는 콘텐츠는 여러 가치제안 측면의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라고 이 보고서는 강조합니다. 제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뉴스나 콘텐츠의 가치에만 집착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제 블로그에서 누차 설명드렸지만, 수용자지불의향은 뉴스+서비스(경험재)의 복합적 변수에 의해 발생합니다. 기사의 로딩타임, 패키징, 재현 형태 등이 무척 중요하다고도 이 보고서는 설명합니다.

가디언의 리차드 퍼네스는 “콘텐츠는 무료다. 항상 무료다. 우리의 구독(모델)은 사람들이 지불할 만큼 강렬한, 그런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라고 얘기합니다. 이러한 슬로건을 담아서 ‘Live’와 ‘Discover’탭을 가디언 뉴스앱에 설치를 합니다.

  • 무료=멤버십, 1회 후원
  • 구독=Live, Discover

이런 두 가지 축으로 수용자수익모델을 확장하게 된 것입니다. 모든 콘텐츠에 대한 무료 접근 정책을 유지하면서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뉴스 형태는 구독으로 연결시키는 이원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상품의 선택권을 더욱 풍성하게 구축하게 된 것입니다. 흑자 전환은 이러한 끊임없는 전략과 노력의 결과였던 겁니다. 왜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차별적인 경험이 중요한지를 이 사례를 통해 확인해 보셨으면 합니다.

끝점이 존재하는 프로덕트를 만들어라

언론사 : 가디언 등
사례 설명 : 독자들은 일 단위로 끊기는 아카이브 모델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무한 피드로 구성된 디지털 환경에서 종점이 존재하는 프로덕트는 어필할 만하다는 것이죠. 가디언의 리차드 퍼네스는 “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발행하는 게 저널리스트들의 주된 업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중요한 것을 편집하는 것이 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가디언은 2018년 10월, ‘가디언 위클리‘를 다시 론칭을 하게 되는데요. 그것도 이러한 맥락이었다고 합니다. 가디언 위클리는 이 잡지를 위해 별도로 제작된 콘텐츠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기존에 작성됐던 기사를 재가공하거나 큐레이팅한 버전이었던 거죠.

뉴스레터도 이런 유형이 하나라는 설명입니다. 언론사마다 다른 목적으로 뉴스레터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핵심은 “일반 독자를 획득 채널로 전환시키는 핵심 툴”이라는 겁니다. 영국 타임스의 ‘Crime Club‘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하는데요. 이 뉴스레터는 범죄 픽션 팬들에게 리뷰와 무료 이북, 이벤트 티켓 등을 제공하는데요. 오픈율이 무려 70%라고 합니다.

일 단위로 발행되는 이코노미스트의 뉴스레터 ‘Esprosso’도 마찬가지 성공 사례라고 합니다. 일 단위 155단어 내외로 독자들에게 뉴스 브리핑을 제공하는데요. 주로 특정 사건의 핵심, 놀라운 팩트, 시사점 등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 뉴스레터의 수익의 60%가 구독, 나머지가 광고라고 합니다.

무엇을 언제 발해할지 다시 생각하라

언론사 : 타임스 등
사례 설명 : 2016년 3월 영국 타임스는 속보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주된 속보 건은 라이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체합니다. 속보를 재빨리 업데이트 하는 대신. 오전 9시, 오후 12시, 5시 세차례 판갈이를 한다고 합니다.(디지털에서) 타임스의 디지털 총괄은 “독자들은 우리의 인사이트, 우리의 분석, 우리 보도의 권위에 가치를 두지, 빨리 사안을 따라가는 것에 가치를 두진 않았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차별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발행 전략을 구축한 것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속보 체제에서 한발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오후 5시에 한차례 판갈이 하는 방식도 바꿨다고 합니다. 독자들이 읽는 시점과 기자들이 발행하는 시점 사이에 명백한 불일치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던 거죠. 그래서 파이낸셜타임스는 방송처럼 발행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합니다. 이코노미스트의 수용자&신규콘텐츠 전략 총괄인 르네 캐플란 “지금 우리는 인쇄 유통 문화에서 방송 유통 문화를 진화했다”고 말했습니다.

적은 것이 많은 것일 수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뉴요커 효과‘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매주 받아보는 잡지가 커피 테이블에 쌓여 있는 걸 보면 죄책감이 느껴져서 구독을 취소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질 좋은 콘텐츠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구독이 유지되는 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디지털 독자들에겐, 오프라인 잡지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들이 쓸모없을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코노미스트는 앱을 통해서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그들의 얘기는 “우리는 전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필터를 지탱하고 있다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즉, 디지털 독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패키지와 재현물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 그래서 너무 많아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만족감을 제고할 수 있는 묶음 전략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브랜드를 소중히 여겨라

정말 국내 언론사들이 반드시 귀담아 들었으면 하는 항목입니다. 보고서에서도 소개하고 있다시피, 많은 신문사들이 디지털 프로덕트를 마치 별개의 브랜드인양 다루고 있는데요. 수용자들은 전혀 그렇게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콘텐츠 생태계가 파편화되면서 브랜드의 가치는 정말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스페인 미디어 그룹 Vocento의 Fernando Belzunce은 이렇게 말합니다. “Oferplan에서 오렌지를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그건 독자들이 우리의 브랜드를 신뢰하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웹사이트가 클릭 유발 기사로 가득차 있다면, 이벤트를 할 수가 없다”. 당연히 구독 전략에도 적용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