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예전에 기억을 더듬어 보려고 합니다. 블로그가 개인의 미디어로서, 그리고 기자들의 새 수익원으로서 각광을 받던 때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선 digg.com과 Techmeme, Technorati, reddit를 중심으로 개별 블로그들을 수집하고 제시하고 배열했죠. 국내에선 올블로그, 블로거뉴스 등이 그 역할을 맡았습니다. 많은 블로그들이 이 구조 안에서 트래픽의 기반을 구축하고, 구글 애드센스 등을 통해 수익을 만들어갔습니다. 대략 2000년대 중반의 보편적 흐름이었습니다.

이 당시 1인 미디어, 개인 미디어들의 수익 기반은 광고였습니다. 구글 애드센스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겁니다. 트래픽은 애그리게이터가, 수익은 구글 애드센스가 받쳐주면서 개인 미디어들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익의 주축은 광고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이 미디어고토사도 블로그의 흥행 시대에 탄생한 미디어 중 하나이기 합니다. ^^. '시민 저널리즘'의 상징, 오마이뉴스가 태터툴스와 협업해 선보인 오마이블로그가 그 모태였습니다.

″언론권력 갈기갈기 찢어 개인에게 돌려주겠다”
[인터뷰] ‘왕년의 천재해커’ 태터앤컴퍼니 노정석 사장

소셜미디어, 소셜뉴스사이트의 주도권은 페이스북이 본격화하면서 빠르게 상실되기 시작했죠.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 것은 그 뒤의 일인 것으로 기억이 되지만, 어느새부터인가 digg의 영향력은 가파르게 줄어들었고, 좋은 글들은 페이스북의 프로필로 모이기 시작했죠. 물론 twitter도 그 사이에서 강력한 모객력을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팔로어수 경쟁도 치열했죠.

그러다 텍스트 중심의 블로그는 페이스북 등으로 흩어졌고, 유튜브나 아프리카TV 같은 영상 개인 미디어로 다시금 쪼개졌습니다. 그 즈음 발생한 파워블로거들의 몇몇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블로그 생태계(특히 블로그 마케팅 기반의 수익 모델 구조)는 빠르게 와해되기 시작했죠. 제가 기억하는 '블로그 생태계의 성장과 침체'의 사이클입니다. 아래 닉의 언급처럼 그 당시를 어느 정도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디어라는 업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말이죠.

유료 기반의 뉴스레터 시장이 서서히 열리는 것을 바라보면서 저도 닉과 같은 생각을 떠올리게 되더군요. 지금은 유료 뉴스레터 시장은 콘텐츠 측면에선 본질적으로 블로그 시대와 그리 달라보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매우 중차대한 변화가 그 아래에서 진행이 되고 있었습니다. 핵심 수익축의 변화입니다. 광고에서 수용자 수익모델로의 변화. 가벼운 것같지만 가장 묵직한 변화의 흐름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서브스택류 혹은 스티브나 메일리와 같은 유료 뉴스레터 시장의 형성은 블로그 전성시대를 빼놓고 해석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본질은 어떻게 '네트워크화한 개인들의 미디어들을 지속가능하게 만들어줄 것인가', '보다 더 고품질의 콘텐츠 생산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줄 것인가', '미디어로서 개인들의 역량 강화를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가 아닐까 합니다.

업계 전문가들이 블로그를 개설하고 시장으로 뛰쳐나와, 언론사들의 뉴스와 경쟁할 때 다수가 '(평범한) 기자들의 시대는 끝났다'라고 단정했습니다. 저도 그런 부류 중 한 명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기자들의 위상은 확실히 낮아졌어도, 그들을 조직화한 언론사들의 재정적 위상은 그에 비례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유튜버들이 과거 영향력 높은 블로거들의 위상을 대신하며 높은 수익을 창출해내고 있지만, 그렇다고 언론사들이 성과가 낮은 것도 아닌 상황이긴 합니다.

대신 추세적으로 신뢰가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죠. 재정적 위상의 하락을 버텨내기 위해 신뢰라는 핵심 자산을 너무나 많이 희생한 탓이기도 할 겁니다.

1:10:89의 법칙과 기자의 잠재력
‘1:10:89의 법칙’ 한 번쯤을 모두들 들어봤을 겁니다. 다시 짚어보자는 의미에서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1% : 적극적인 콘텐트 생산자(contributors) * 10% : 활발한 참여자(interactors) * 89% : 콘텐트 소비자(consumers) 이 법칙은 소셜미디어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면, Digg의 경우 적극적인 contributor는 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10%는 voting에 참여하거나 댓글을 남기는 그룹(물론 소비도 함께 합니다)이고, 나머지 89…

이제 새로운 수익모델로 무장하고 다시금 개인들 설득하고 규합하는 흐름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게 유료 뉴스레터입니다. 개인들의 지속가능성을 지원하고 그들의 역량 제고를 돕기 위해 여러 제안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블로그를 끌어안기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포브스는 유료 뉴스레터를 품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닉 만큼이나 저도 흥미롭게 이 시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광고에서 수용자 수익 모델로의 생존 기반의 전환, 이를 통해 만들어질 새로운 개인 미디어들의 생태계. 그리고 광고로 인한 병폐와의 단절 등은 우리가 지금, 새로이 구성되는 질서에서 읽어내야 할 몇 가지 핵심 키워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양극화는 불가피하게 등장할 것이고요.(파워블로거와 아닌 블로거들의 영향력, 수익규모의 차이처럼)

물론 당연하게 이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지만, 수용자 수익 모델 또한 어떤 부정적 계기에 의해서 또다른 위기 상태에 직면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블로그 전성시대를 경험하며 느낀 것이라면, 그 무엇이든 흥망성쇠는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그 뒤엔 또다른 개선된 수익 모델로 다시금 네트워크화 한 개인들을 엮어내려는 움직임이 어김없이 등장하겠죠.

지켜보는 건 그래서 참 즐겁습니다.


Our podcast: What should we expect for journalism in 2021?

Nic Newman: 서브스택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어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이전에 블로그를 통해 이러한 것을 본 적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블로그에서 저널리스트 개개인은 뉴스 조직으로부터 분리돼 (독자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상당한 액수의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블로그가 서브스택과 다른 점이라면 광고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잘 됐는지도 압니다.

Substack이나 Forbes 모델 같은 일부 다른 모델들은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구독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경제적 의미는 매우 다릅니다. 1,000명의 사람들이 5.99달러로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다면 연간 60,000달러, 70,000달러를 벌 수 있습니다. 그 두 배인 2,000명을 데려오면 수익도 그 두배가 되죠. 당신은 3,000, 4,000명을 끌어올 수 있는 최고의 프로바이더를 위해 많은 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하지 않고, 다른 회사와 공유하려고 하십니까?

포브스 모델은 흥미롭습니다. 일종의 중간지대(halfway house) 같은 곳이죠. 회사의 일원이 되는 것의 이점을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편집 독립적이면서, 편집에 도움이 되고, 이런 일이 일어나면 합법적이죠. 하지만 온전히 당신 혼자만의 것은 아닙니다. 물론, 회사는 그 돈의 일부를 가져가기를 원합니다. 네, 제 생각에 이 모델들은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들이 전통적인 미디어 조직을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널리즘의, 연결의, 그리고 저널리스트들이 돈을 버는 또다른 레이어일 겁니다. 이것은 올해 확실히 지켜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Media subscriptions predictions and the “end of history” mistake - The Fix
Why so many predictions about the future of media are consistently wrong and NYT will not be the only game in town.
참고해서 읽어볼 거리